지난 토요일(5월 28일) 지하철 안전문을 수리하던 업체 직원이 사고로 숨져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29일 희생된 직원의 유가족을 인터뷰한 한겨레는 아버지 김씨가 "오늘(5월 29일)이 아들 생일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고 전했다.
일을 하다가 사고로 먼저 간 아들의 가방에서 컵라면을 발견한 아버지는 끝내 참아왔던 울음을 터뜨렸다.
30일 지하철 사고로 숨진 김씨 유족과 서울메트로 등에 따르면 아들 김씨는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해 10월 지하철역 안전문 전문 유지보수 업체 은성PSD에 취직했다.
아들 김씨는 매일 퇴근하는 시간이 되면 온몸이 파김치가 됐지만 취직해 일을 한다는 즐거움에 최선을 다해 일했다.
하지만 20살 김씨가 꿈을 이루기에 현실은 너무나 열악했고 처우는 각박하기만 했다.
10명이 채 안되는 인원으로 50개 가까운 역을 맡아 안전문 유지보수 작업을 맡아왔다.
끼니를 제때 챙겨먹을 시간조차 없던 김씨의 가방에는 작업공구와 일회용 나무젓가락 그리고 컵라면이 들어 있었다.
결국 라면도 먹지 못하고 고장난 지하철 안전문을 고치기 위해 현장으로 바로 달려간 김씨는 청춘의 꿈을 다 피어내지 못한 채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다.
앞서 서울메트로는 지난 2013년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서 수리 업체 직원이 스크린도어 점검 중 열차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2인 1조 안전수칙을 정했다.
하지만 안전수칙만 세웠을 뿐 정작 현장에서는 이러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2인 1조로 현장에 나가야 하고 반드시 1명이 열차가 오지 않는지 상황을 감시해야 하는 '안전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성수역 사고 이후 2015년 8월 강남역, 그리고 2016년 5월 구의역에서도 같은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똑같은 사고가 세번째 일어나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전해주고 있다.
수리업체 직원 A씨는 "하청으로 한시라도 일찍 도착해 조치해야 한다"며 "인력은 부족한데 보고하면 허가가 안나 어쩔 수 없이 혼자 수리하기도 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하루하루 희망을 품고 최선을 다하며 성실하게 살아온 20살 청년이 너무나 빨리 세상을 떠난 안타까운 사연에 누리꾼들은 함께 슬퍼하며 김씨의 명복을 빌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지하철 사고와 관련해 외주업체와 서울 메트로 측의 과실 여부가 밝혀지는 대로 관련자를 소환해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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