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홍익대학교 정문에 설치됐던 '일베 조각상'이 지난 밤 파손된 가운데 파손한 학생 본인이 나타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6월 1일 오전 8시경 홍익대 학내 익명 커뮤니티에는 "결국 누가 부쉈어요.."라는 말과 함께 제보된 한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 조형물은 손가락 부분이 다 조각조각 떨어져나간 채 바닥에 뒹굴고 있다.
이 게시물을 본 홍대 학생들은 "속은 시원하지만 절차에 문제가 있다. 민주적인 방법으로 철거됐다면 떳떳했을 것", "부순 사람의 책임보다 학교의 이미지와 명예를 실추시킨 작가의 표현에 대한 책임이 먼저다" 등 다양한 의견을 담은 댓글을 50여개 남겼다.
앞서 1일 자정에는 일베 조형물을 부순 학생이 직접 제보한 내용이 이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와 주목을 받았다.
"조형물 파괴한 본인"이라고 밝힌 이 학생은 "사전에 의도한 행동으로 행인들의 안전과 뒤처리 방식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수위님에게도 이름과 학과 학번도 미리 공지하고 한 일"이라며 몰래 한 일이 아니었음을 전했다.
그는 "학교와 작가가 법적 책임을 묻는다면 떳떳하게 그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지난 5월 30일 일베를 상징하는 조각상이 학교 정문에 설치된 것이 사건의 시작이었다.
이를 본 학생들은 달걀을 던지거나 포스트잇을 붙이며 거세게 항의한 바 있다.
학교는 '일베 조각상'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조각상이 훼손돼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해당 조각상은 홍대 조소과 4학년인 홍모씨가 전공 수업 과제로 제출한 작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품의 제목은 '어디에나 있고, 아무데도 없다'로 홍 모 학생은 "일베는 이미 우리 사회에서 부정할 수 없는 실체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제작 의도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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