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여자친구를 두고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웠습니다"
외도 사실을 당당히 고백한 한 남자 대학생이 찰진 글솜씨와 비유로 누리꾼들을 홀렸다.
지난 8일 페이스북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팔불출로 불리며 여자친구와 사이가 좋았던 한 남학생 A씨가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고 당당히 고백하는 글이 올라왔다.
모 여대에 재학 중인 미모의 여자친구 B씨에게 첫눈에 반해 사귀게 됐다는 A씨는 어느 날 우연히 마주한 사건 이후로 다른 여성의 포로가 됐다고 한다.
그 사건은 지난달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6호선(봉화산행)을 타고 학교를 가러 안암역으로 향하던 길에 효창공원역에서 탑승하는 한 여대생을 봤다.
그 여대생은 모자를 푹 눌러썼는데 A씨에게는 매우 익숙한 체형으로 느껴졌다. 알 수 없는 이끌림에 A씨는 한발짝 씩 다가갔는데 그 여대생은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어쩔줄을 몰라했다.
그 여대생은 A씨의 여자친구와 매우 닮았지만 그와 다른 얼굴이었다. A씨는 "눈썹이 없었고 눈이 매우 순했으며 입술때묻지 않은 내츄럴브라운이었고 볼터치 없이 하얗게 떠 있는 볼이 매력적이었다"고 묘사했다.
A씨는 그 때 자신이 1년 동안 두 여성을 동시에 만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즉 당시 화장을 거의 하지 않고 꾸밈 없는 민낯으로 등교했다 집으로 향하는 여자친구 B씨를 또다른 여성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여자친구의 민낯을 보고 실망하곤 하지만 A씨는 오히려 또다른 매력을 느끼며 평소 화장을 한 여자친구의 얼굴보다 민낯을 더 사랑하게 됐다.
A씨는 "눈썹없는 그 여자가 자기 전에 계속 생각난다"며 "아무리 애원해도 제 여친은 그 여자를 만나게 해주지 않는다. 말만 꺼내도 싫어한다"고 슬퍼했다.
끝으로 A씨는 "이제는 그녀(화장하지 않은 여자친구)가 꿈에도 나온다. 저도 모르게 화장품 전문점에 가 자꾸 클렌징 오일을 만지게 된다"고 마무리지었다.
이 글을 분노와 함께 읽기 시작했던 누리꾼들은 어느 새 훈훈한 미소를 지으며 "필력 장난 아니다", "민낯까지 사랑한다니 부러워서 진짜 바람난 것보다 더 화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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