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몸을 이끌고 나서는 출근길 또는 등하교길, 바쁜 하루를 끝내고 집으로 향하는 길, 즐거운 휴일의 외출… 우리 일상에 든든한 발이 되어 주는 지하철의 승강장에서 시(詩)를 만난 기억이 있나요? 내가 지은 시가 서울시민의 일상과 함께 하는 기회를 잡아보세요. 서울시는 지하철 이용객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안겨 줄 시민 시인(詩人)을 찾습니다."
서울시는 7월 12일부터 8월 2일까지 지하철 스크린도어(승강장 안전문) 게시용 시민 시(詩) 작품 100편을 공모하고 있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잠깐 동안 시민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안겨 줄 시민 시 작품 100편을 선정하여 지하철 1~9호선, 분당선 총 299개 역 승강장 안전문에 게시할 계획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게시되는 '시민 시(詩)'는 문학 평론가, 관련 학계 교수 등 전문가들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할 예정이라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하지만, 문학계와 누리꾼들은 기존에 게시된 '시각 공해' 수준의 작품 수준을 경험했던 바를 토대로 작품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문학평론가 황현산씨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공공기관이 공공영역에 작품을 내건다는 것은 그걸 사회적 미학적 모범으로 추천하는 것이다. 그건 누가 어떤 기준으로 해도 위험한 일이다. 프랑스는 문학교과서도 따로 없는데 모범제시의 위험때문이다. 또 아우성칠 사람이 많겠지만 지하철 시는 없어져야 한다."고 일침을 놓고 있다.
한편, 트위터 등 일반 시민인 누리꾼들은 '스크린 도어 시'를 해시태그로 붙여 현 지하철 문화를 비판하는 시를 올리고 있다.
이중 날카로운 비판이 담긴 몇몇 시를 소개한다. (현재 가장 리트윗이 많은 시는 말미에 있다.)
#스크린도어_시
— [짧은 방학 기다리는 이린이]Ere (@Patera8274) 2017년 7월 16일
내리면 타라고.
내리면 타라고.
내리면 타라고.
이 말이 어렵냐.
뱉은 가래침
— 아얐져 (@ayadzzeo) 2017년 7월 15일
전염되는 질병
죽으려면
혼자죽어라#스크린도어_시
약냉방차 너무 도어#스크린도어_시
— 자흔 (@bayblue76) 2017년 7월 15일
다리
— garçon (@sur_la_univers) 2017년 7월 15일
좀
모으소서#스크린도어_시
재밌는 거
— 은리 (@noname_____1) 2017년 7월 15일
알겠는데
내 폰 보지 마#스크린도어_시
사당보단 먼
— 혀니루 (@heniru) 2017년 7월 15일
의정부보다는 가까운#스크린도어_시
남의 몸
— garçon (@sur_la_univers) 2017년 7월 15일
훑지
마소서
눈을
뽑아불라#스크린도어_시
아재 아재요
— **Bbomi (@nolang_nolang) 2017년 7월 15일
다리를 오므려라
오므리지 않으면 구워먹으리#스크린도어_시
#스크린도어_시
— 키티궁뎅이 (@melon_butts) 2017년 7월 15일
문이 열리네요
그대가 들어오죠
내리면 타야지
씨발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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