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음식인 '짜장면'은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으로, 수 천년을 이어온 중국 산동 지역의 장에 한국식 조리법이 섞인 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짜장면'의 어원은 ‘볶은 장을 얹은 면’이란 뜻의 중국어 ‘炸醬麵’(Zhajiangmian)으로 우리가 먹는 '짜장면'은 중국 산동 지역에서 온 것입니다.
우리는 '자장면'을 흔히 '짜장면'이라고 부릅니다.
젊은 세대에서는 '짜장면'보다는 '자장면'이라는 표기법에 더 익숙하기도 합니다.
이는 표기법을 정하는 국립국어원에서 '자장면'과 '짜장면'을 혼용해서 사용하다가,1986년에 외래어 표기법을 고시하면서 '자장면'을 표준어로 지정했기 때문입니다.
1986년 당시 국어연구소(당시 국어원)는 'zh음을 ㅈ으로 쓴다'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자장면'을 유일한 표준어로 정해 버립니다.
바로 '짜장면'이란 표기법은 틀리다는 것입니다.
이는 중국어 발음의 음가가 'z'인것만 우리말의 'ㅉ'으로 하고, 'zh', 'j'인 것은 우리말의 'ㅈ'으로 하는 것으로 구분해 발음상의 동음이의어를 많이 생기지 않게 한 정책이었습니다.
'짜장면', '자장면'의 발음에 대한 실태조사 없이 국립국어원은 이런 규칙을 일괄적으로 적용해 '자장면'으로 통일한 것입니다.
시인 안도현은 2002년 소설 ‘짜장면’에서 "나는 우리나라 어느 중국집도 자장면을 파는 집을 보지 못했다"고 쓰며 짜장면 표기를 고수했습니다.
만화가 박제동 역시, '짜장'이라는 단어에는 문화가 총체적으로 담겨 있는데, 이를 정책적으로 바꾼다는 것에 반대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짬뽕은 표준어로 인정되는데 왜 짜장면은 안 되나'라는 논란도 있었습니다.
'짜장면'이 '자장면'이 된 근거 중 하나는 예전의 국어 사전의 표기법인데, 문제는 예전의 국어 사전에는 '자장면'이라는 한글로 적으면서, 한자 표기도 달랐습니다.
이 한자 표기는 대만의 '자장면'(酢醬麵)에서 온 것인데, '장에 볶은 국수'가 아닌 '식초장으로 만든 국수'요리인 것으로 결국 잘못된 한자 단어가 국어 사전에 있었던 것입니다.
심지어 대만의 '자장면'의 한자 '자'라는 글자는 신맛 나는 조미료 '초', 잔 돌릴 '작'으로 뜻과 발음이 모두 다릅니다.
2009년 5월에 방영된 SBS 스페셜 '짜장면의 진실'편이 취재한 대만의 '자장면'은 토마토 소스가 들어간 일종의 중국식 비빔면입니다.
이는 1992년 8월의 한중수교가 있기 전인 1986년에 외래어 표기법이 제정되면서 당시 국어학자들이 상대적으로 접근이 편한 대만에서 실태조사를 했기 때문에 생긴 오류였습니다.
또한, 표기법 논란 당시 된소리를 자제하는 소위 문화적 '교양'이란 것도 '자장면'이라는 표기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수 많은 논란 끝에 결국, 국립국어원은 '자장면'이라는 표기가 [짜장면]이라는 발음을 따라 표기하는 '짜장면' 또한 복수 표준어로 인정하게 됩니다.
'자장면'이냐 '짜장면'이냐 하는 표기법의 논란은 실생활에 맞게 수정되야 한다는 대중의 생각과 당시 수교를 맺지 못한 중국과의 관계가 합쳐져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오펀 (www.ohfun.net)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ohfu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