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촤르르르르르르르륵"
ATM 기계에서 돈을 입출금할 때 나는 소리를 다들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소리가 '녹음된 소리'라는 말이 있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고 논쟁까지 일어 '진실'을 파헤쳐봤다.
지난 2015년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에서 MC 성시경은 "ATM 기계에서 돈 인출할 때 돈 세는 소리가 그냥 나는 소리인 것 아시냐"며 "사실은 녹음된 소리"라고 말했다.
성시경의 주장은 미국 타임지의 보도 내용을 인용한 것이었는데 매체는 "사람들이 돈 소리에 흥분을 느낀다"며 "당신의 돈이 잘 처리되고 있다는 확신과 신뢰를 주기 위해 일부러 돈 세는 소리를 녹음해 들려준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내용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논쟁을 일으키면서 논란이 일었다.
"ATM 현금을 관리하는 일을 한다"고 밝힌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현금세는 소리 맞다"며 "세다가 불량지폐나 이물질이 걸리면 걸리는 소리가 나면서 오류 메시지가 뜬다. 그러면 CS기사가 출동해서 처리해준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방송과 해외 언론에 나온 내용인데다가 "어쩐지 만원 한장을 뽑아도 50만원 뽑는 것처럼 소리가 요란하더라"라는 사람들의 공감이 더해지면서 양측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게 됐다.
그러던 중 ATM 기계 돈 세는 소리는 '직접 세면서 나오는 소리'라는 증거가 SBS '생활의 달인'에서 나왔다.
지난 2014년 11월 방송된 '생활의 달인'에는 '현금 입출금의 달인'이 출연해 뒤돌아서서 현금인출기 소리만 듣고도 인출한 금액이 얼마인지 정확히 알아맞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 달인은 ATM 제조사에서 20년간 근무하면서 쌓은 경험과 감으로 소리만 듣고도 지폐가 몇장인지 아는 것이다.
달인은 S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ATM 기기의 돈 세는 소리는 녹음된 소리가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ATM 기계에서는 왜 소액의 지폐를 인출해도 요란하게 여러장의 지폐를 넘기는 소리가 나는걸까.
이는 ATM의 모듈에서 오류를 방지하기 위한 기능에서 비롯된 소리다.
ATM 모듈에서 간혹 현금을 배출할 때 화폐 상태 불량 등으로 인해 돈이 겹쳐서 나가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에 남는 돈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돈을 세는 소리가 일정한 길이로 들리게 된다.
여기서 만약 출금예정액과 남아있는 돈의 합이 맞지 않다면 ATM은 모델에 따라 거래내역을 전송하지 않거나 이미 전송된 거래내역에 대한 취소 명령을 보내는 방법으로 거래를 중지시킨다.
즉 ATM 기계에서 나는 돈 세는 소리는 정말 돈을 세는 과정에서 나는 소리가 맞으며 정확히는 인출 오류를 방지하기 위한 소리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해외에는 녹음된 소리를 들려주는 현금인출기 모델이 일부 있으며 국내에서는 이런 기계를 쓰지 않는다고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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