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한국인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스마트폰 충전 문화가 있다.
바로 회사나 공공장소(식당, 카페 포함)에서 스마트폰 충전을 하면 안된다는 인식이다. 이는 일본 현지 내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5일 일본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익명 게시판에서 일본인 누리꾼 A씨는 "이전 직장에서는 회사 내 스마트폰 충전이 가능했지만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는 안된다고 한다"고 투덜댔다.
이어 "여러분의 회사에서는 어때?"라고 물었더니 400개 가까운 댓글이 쏟아졌다.
가능하다는 댓글도 있었지만 "당연히 안 되는 것 아니야?", "그러면 안 되지", "전기 도둑이네", "횡령이다", "몰상식한 사람이 너무 많네" 등 비판하는 의견이 많았다. 이런 댓글에는 추천수도 월등히 높았다.
회사에서 스마트폰 충전을 반대하는 누리꾼 B씨는 "그 전기는 회사의 자산이라고 생각한다"며 "회사 오기 전 아침에 100%로 충전해오거나 휴대용 충전기를 사용하는 등 대책은 얼마든지 있다"고 봤다.
이들은 "회사에서 허락해주기 전까지는 절대 충전해선 안 된다"며 "도덕적 문제"라고 보기까지했다.
일본인들은 왜 이렇게 회사나 공공장소에서의 전기 사용에 민감한 것일까.
일본인 특유의 개인주의와 "피해를 주면 안된다"는 시민의식이 큰 것도 있지만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
전기 민영화가 진행되면서 전기세가 우리나라보다 2배 가까이 비싸기 때문. MWh당 가격이 국내 산업용의 경우 106,003원인 것에 비해 일본은 180,954원이다.
또 업무에 개인 휴대폰을 거의 쓰지 않기에 휴대폰 사용을 사적인 일로 여기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본에 출장을 다녀왔던 누리꾼은 "담당자와 연락 때문에 휴대폰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더니 회사 내선 번호만 알려줬다"고 했다.
또 한 일본 누리꾼은 "일하면서 스마트폰을 충전해야할 정도로 많이 쓰느냐"며 "집에서 충전하면 충분하고 난 밖에서 충전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업무상 휴대폰을 사용하는 일이 잦음에도 업무용 휴대폰을 지급하는 회사는 드물기 때문에 개인 휴대폰 충전은 사적 용도 뿐만 아니라 공적 용도로도 포함된다.
여기에 인심이 후한 한국의 정서까지 더해져 외부 전기로 휴대폰을 충전하는 건 당연한 풍경이 된 것이다.
이렇듯 전기 콘센트 사용에 개방적인 나라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
최근 영국에서는 한 시민이 지하철 콘센트에 휴대전화 충전기를 꼽아 충전했다가 체포되기도 했다. 역내 콘센트는 유지보수용이지 개인 휴대폰 충전용이 아니라는 이유였다.
해외여행 경험이 있는 누리꾼들도 "식당가서 충전기 꼽았다가 종업원의 주의를 듣고 바로 빼야했다", "배터리가 거의 없어서 카페에서 충전하려는데 같이 여행하는 현지인 친구가 공공장소에서는 휴대폰 충전하는 게 아니라고 해서 아예 휴대폰 사용을 포기해야했다" 등 많은 증언을 남긴 바 있다.
개인용 충전기를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식당이나 카페에서 충전을 부탁하면 직원들이 쓰는 충전기로 손님 휴대폰을 충전해주는 한국에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풍조다.
해외여행 경험이 많은 한 누리꾼은 "그래서 좀 무겁긴 하지만 보조배터리를 서너개씩 챙겨다녔다"고 대처법을 일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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