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최민정 선수가 쉽지 않은 '아웃 코스'를 일부러 선택하고 끝내 15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 센터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이 열렸다.
최민정은 경기 초반 계속해서 4위권에 머물며 여유 있게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3바퀴가 남았을 때 네 번째에 있던 최민정이 스퍼트를 내더니 아웃코스로 앞에 있던 3명의 선수를 모두 제치고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코너링이 많은 쇼트트랙에선 안정적인 트랙 질주를 하려면 왼손으로 빙판을 짚는 '인코스'가 일반적이다.
여기에 아웃코스는 훨씬 많은 길이를 뛰어야 하기 때문에 웬만한 체력으로는 힘들다.
그런데 최민정은 손도 짚지 않고, 아웃코스로 완벽하게 선수들을 압도했다.
1위에 오른 후에도 최민정의 속도는 줄지 않았다.
2위가 감히 엄두도 낼 수 없을 만큼 격차를 벌린 최민정은 그 흔한 몸싸움 없이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비디오 판독도 필요 없는, 명백한 금메달이었다.
나흘 전 최민정은 500m 결승에서 인코스로 추월을 시도하다 실격을 당했다. 아쉬운 마음에 눈물까지 보였다.
이번에는 그런 안타까운 상황이 없어야 했다.
당시 최민정은 "손 짚고 나가서 이제 진로방해가 되면, 손을 안 짚고 나갈 수 있게 해야겠죠?"라며 "앞으로가 더 '꿀잼'이지 않을까 싶어요"라고 말했다.
정말로 최민정은 손을 짚지 않았다. 체력을 많이 쓰지 않아도 되지만 불필요한 몸싸움으로 진로방해 판정을 받을 수 있는 인코스는 아예 생각하지도 않았다.
빠른 스피드와 폭발적인 스퍼트를 활용해 아웃코스로 따라잡는 것, 그것이 '세계랭킹 1위' 최민정이 선택한 방법이었다.
손을 안 짚겠다며 눈물로 전한 다짐은 '금메달'이라는 값진 성과로 돌아왔다.
이날 결승전을 마친 최민정은 본인이 생각해도 꿀잼인 경기였던 것 같냐는 질문에 씽긋 웃으며 "네 쫌"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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