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증거물로 제출된 녹음 파일이 억울한 피해 여성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25일 서울경제는 회사 상사에게 준강간을 당하고도 무고죄로 재판에 넘겨진 여성에 대해 보도했다.
이날 서울서부지방법원은 무고죄 혐의로 기소된 여성 A씨에 무죄를 선고했다.
무고죄로 재판에 넘겨진 피해 여성의 무죄를 이끌어 낸 중요 증거품은 성관계 도중 녹음된 파일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5월 직장 상사인 B씨와 술을 마시다가 기억을 잃었다.
B씨는 만취해 항거 불능한 A씨를 미리 잡아둔 호텔로 데려가 성관계를 했다. 이튿날 A씨는 B씨를 강간 혐의로 고소했지만, B씨는 무혐의로 풀려났다.
B씨가 증거로 제출한 녹음 파일에 담긴 A씨의 발언 때문이었다. 성관계 도중 B씨가 녹음한 이 파일에는 성관계에 합의하는 듯한 A씨의 음성이 담겼다.
무혐의로 풀려난 B씨는 A씨를 무고죄로 고소했고, A씨는 꽃뱀으로 몰리게 됐다. 하지만 B씨에게 유리했던 이 녹음파일은 독이 됐다.
검찰이 복원한 휴대전화 속 녹음 파일에서 B씨가 파일을 임의로 삭제, 편집했다는 증거가 발견됐다.
2분 길이의 원본 녹음파일에는 A씨의 발언 앞 부분에 A씨가 자신의 남자친구 이름을 부르는 음성이 담겨 있었다.
B씨는 그 부분을 삭제해 마치 A씨가 자신과 대화한 듯이 조작했던 것이다. 또한 당시 A씨는 B씨가 부르는 말에 대답을 못할 정도로 만취상태였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판결은 정반대로 뒤집혔다. 재판부는 B씨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원본 녹음파일을 편집했다고 판단,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매체에 따르면 A씨는 다음달 B씨를 준강간과 증거인멸·위증죄로 다시 고소할 예정이다.
A씨의 변호인단은 "피해자가 회사 내에서 꽃뱀으로 찍혀 심한 2차 피해를 겪었다"며 "B씨의 증거인멸 행위가 가볍지 않은 만큼 재판에서 다시 한번 혐의를 다투겠다"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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