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총리가 선물한 케이크에 한국을 견제하는 심리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그 의중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5월 9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념 딸기 케이크를 선물 받았다.
전체가 생크림으로 덮인 딸기 케이크에는 총 17개의 생딸기가 올려져있다.
또 초콜릿으로 '문재인 대통령 취임 1주년 축하합니다'라는 한글 문구가 적혀 있다.
이날 이 딸기 케이크는 식사 말미에 예고 없이 등장해 문 대통령을 비롯해 한국 외교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예상치 못한 케이크의 등장에 참석자들은 탄성과 함께 박수를 보냈고, 문 대통령 역시 환하게 웃으면서 아베 총리와 악수하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렇게 이 딸기 케이크는 한일 정상회담 자리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는데.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이 딸기 케이크에 다른 속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케이크의 디자인이 너무 단순해 기존에 알려져있는 일본 디저트와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기 때문.
일본 디저트의 특징은 바로 화려한 데코레이션. 일본에서는 디저트를 아기자기하면서도 화려하게 장식해 먹는 맛은 물론 보는 맛까지 충족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기에 국가 정상이 외교적인 의미까지 담아 주는 선물이라면 아무리 정성을 들여도 지나치지 않을 터.
역대 대통령들이 받은 케이크를 보면 국기와 각종 문양이 새겨져있고 3단, 5단 케이크들이 주를 이룬다. 1단이라면 컷팅식을 하기 좋도록 넓적한 사각형 모양의 케이크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선물받은 케이크에는 1단에 생크림을 바르고 듬성듬성 딸기를 올린 모양에 축하메시지를 담은 초콜릿이 전부다.
국가 정상들이 선물용으로 주고받는 케이크치고는 너무 단순하지 않은가.
또 왜 하필 장식용 과일이 딸기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흰 생크림 바탕에 빨간 딸기 장식이 마치 일장기를 연상하게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일본 여자컬링 대표팀 선수들이 한국 딸기 맛을 칭송한 것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일본 동메달 획득 후 기자회견에서 스즈키 유미 선수는 "한국 딸기가 놀랄 정도로 맛있었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 이후 사이토 일본 농림수산 대신은 "일본 컬링팀에서 일본의 맛있는 딸기를 먹게 하고 싶다"고 일침을 가하며 딸기 180상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한국 농가 측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는 딸기 품종 90%는 설향이라는 품종이라고 설명했다. 설향은 1998년부터 교배를 시작해, 품종 개량을 통해 만들어진 우리나라 고유 품종이다.
그럼에도 현재 한국산 딸기 품종의 대다수가 일본산 딸기와의 이종 교배 결과물이 됐다고 일본 농림수산성은 주장한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자국 딸기 수출이 사실상 한국으로 인해 매년 40억 엔(411억 원)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선물한 딸기 케이크에 다른 장식 없이 딸기만으로 장식된 것도 이를 의식한 고도의 심리전이 아니냐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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