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폭행사건’에 이어 대구에서도 20~30대 남성들이 50대 부부를 폭행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부부의 딸 A씨는 "경찰이 쌍방폭행이라며 오히려 사과하라더라"고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대구 동부 경찰서 측은 "강압적 수사는 없었다"고 반박해 서로 엇갈린 주장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제2의 광주폭행사건은 없어져야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청원이 올라왔다.
A씨의 말과 영남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4월 10일 밤 대구 동구 불로동 한 노래방 앞에서 발생했다.
당시 피해자 부부는 귀갓길에 정면에서 오는 외제차의 전조등이 너무 밝다며 해당 차주에게 꺼달라고 요청했다.
이 말에 차주는 기분 나빠하며 다짜고짜 성적 모욕감을 주는 욕을 했다고 한다.
이어 배로 밀치며 멱살을 잡았고 싸움이 시작됐다는데.
50대 후반 나이에 20~30대 남성들을 감당할 수 없었던 피해자 부부는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보내달라고 했지만 폭행은 계속됐다고 한다.
주변 목격자들에 따르면 ‘치료비는 얼마든지 줄 테니 죽을 때까지 때리’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또 A씨는 경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모님이 출동한 경찰관에게 가해 차주에게서 술 냄새가 났다고 진술했지만 음주측정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조사를 맡은 경찰관이 자기 결혼기념일이고 상당히 바쁘니 사건을 빨리 마무리하겠다고 했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부모님께) 왜 건장한 남성들에게 말을 붙이냐며 되레 면박을 줬다. 잔뜩 기가 죽은 우리가 진술실로 따라갔고 그때부터 경찰이 팀대 팀으로 싸운거니 쌍방으로 사건 마무리 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쌍방폭행이라는 말에 부당함을 느낀 A씨는 언론에 제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경찰관이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고 싶냐’고 겁을 줬다고도 했다.
아울러 경찰 조사과정에서 “가해자 중 한명이 ‘집안 어른 중에 경찰이 있다. 불만 있냐’고 따졌다”며 편파수사 의혹을 던졌다.
영남일보가 보도한 약 1분 가량의 CCTV 영상을 보면 한 무리의 청년들이 한 사람을 둘러싸고 폭행하고 있다. 옷을 잡아 바닥에 질질 끌고 가거나 발로 차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5일 대구 동부경찰서는 청원 게시글에 올라온 주장 중 “‘치료비는 얼마든지 줄 테니 죽을 때까지 때리라고 소리쳤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은 없었고, 청년들의 가족관계증명서를 오늘 확인한 결과 가족 중 경찰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 동부서에서 수사를 시작한 것은 사건 발생 3일 후로 음주운전 측정을 하지 않았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동부서는 “가해자 중 한 명이 술을 마시고 운전한 것은 맞지만, 동부서에서 수사를 시작한 게 사건 발생 3일 후였다. 이에 이들이 술을 마신 장소를 중심으로 영수증을 확보해 술을 두 잔 마셨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면서 “CCTV의 경우 경찰에서 확보하려 했으나 가족이 먼저 확보하고 있다고 말해 따로 영상을 확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수사 진행 과정에서 언론에 제보하겠다는 이씨 부부 측을 향해 경찰이 강압적으로 제지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당시 담당 형사는 '상대방 얼굴 등이 있으니 신중하게 생각하라'고 말했고,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 전부가 있는 상황에서 강압적인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사를 시작하면서 가족분이 수사에 대해 녹음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런 상황에서 강압적으로, 편파적으로 수사를 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가족들과 CCTV 영상을 함께 확인하며 수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수사 축소는 있을 수 없다”며 “담당 수사관이 이씨 부부 측 이야기를 소홀히 들을 이유가 전혀 없고, 오히려 담당 사건을 사실 그대로 치우치지 않고 수사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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