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장자연(1980~2009)이 자신에게 접대를 강요했던 남성 고위직 관료, 유명인사들의 실명까지 구체적으로 적은 자필 편지가 공개됐다.
이 자필 편지에는 법적인 효력이 있도록 각 장마다 주민등록번호와 지장이 찍혀있었다. 법적으로 쓰일 문서에 당사자가 거짓을 작성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4일 MBC 'PD수첩'은 29살 한창 활발하게 활동할 나이에 세상을 등진 배우 장자연 사건을 다룬 '故 장자연 1부'를 방송했다.
'PD수첩' 제작진이 장자연 사건을 재조명하며 가장 눈여겨본 것은 고인이 생전에 자필로 남긴 4장의 자필 편지였다.
여기에서 장자연은 소속사 사장으로부터 골프 접대부터 시작해 술 접대, 성 접대를 강요받았다고 호소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사건에 연루된 고위직 관료, 유명인사들의 실명까지 구체적으로 적혀있었다.
특히 각 장마다 고인의 주민등록번호와 함께 지장이 찍혀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를 토대로 취재진은 해당 문건을 법적인 서류로 짐작했다.
국회의원 이재정(43·더불어민주당)은 해당 문건에 대해 "법적으로 쓰일 것이 예견되는 문서에서 당사자가 거짓을 작성하기가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어 "자기의 모든 정치적, 사회적 생명을 걸고 적어야 하는 문서다"라며 증언의 무거움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즉 장자연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그동안 당한 수모와 자신을 유린했던 유명인사들의 이름까지 낱낱이 밝힌 것이다.
취재진은 해당 문건이 2009년 2월 28일 전 매니저가 차린 연예 기획사에서 작성됐다고 밝혔다. 이날은 장자연이 생을 마감하기 불과 일주일 전이었다.
당시 언론에서 연일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올 만큼 국민적 관심이 높았고, 수사당국은 대대적인 수사팀을 꾸려 118명의 참고인 조사 끝에 20명을 수사선상에 올렸다.
그러나 이중 재판받은 사람은 소속사 대표 김종승과 전 매니저 단 두 명뿐이었다. 나머지 18명은 왜 처벌받지 않았으며 공식적으로 거론되지도 않고 있을까.
9년 만에 재조명된 장자연의 안타까운 사건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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