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
최악의 무더위로 힘겨운 여름을 보냈던 올해 여름, 누리꾼들은 의외의 품목을 쇼핑하는데 열을 올렸었습니다.
바로 패딩 코트죠.
보통 한여름에 겨울옷을 쇼핑하는 것은 매년 있는 작은 트렌드입니다.
싸기도 하고, 항상 미리 미리 준비하는 부지런한 사람들도 일부 있게 마련이죠.
그런데 특이하게도 올해는 평년과는 달리, 패딩을 쇼핑하려는 누리꾼들의 움직임이 엄청나게 활발했습니다.
인스타그램에도 겨울에 입을 패딩을 싸게 샀다며 자랑하는 #패딩 해시태그가 봇물 넘치 듯 흘렀죠.
이토록 더운 여름 한가운데서 패딩을 그렇게 많이 샀다고요?
예사로운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기록적 한파
기록적인 무더위로 혼미한 의식을 붙잡고 누리꾼들이 겨울 옷 쇼핑에 이토록 열을 올렸던 이유는 뭘까요?
바로 "올해 겨울은 기록적인 한파가 올 것"이라는 기사 때문입니다.
아래의 기사가 바로 그것인데요, 2개의 언론사를 통해 나온 내용입니다.
이 기사를 접한 누리꾼들은 이 기사의 내용을 아주 쉽게 믿었습니다.
"이상 기후 현상으로 이토록 더우니, 겨울에도 이상 기후 현상으로 무지하게 춥겠구나"
그럴 듯 하죠?
그러나 이 기사의 내용은 사실무근입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체 왜 저런 기사가 나갔는지 의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올해 겨울이 예년에 비해 더 추울 것이라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했습니다.
#윈터 이즈 커밍
미드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죠.
겨울이 오면 괴물같은 이존재들이 들이닥친다며 미리 대비하라던 무시무시한 대사입니다.
이 대사를 올 여름에 수많은 쇼핑몰 업체가 참 잘 써먹었습니다.
'혹독한 추위' 공포마케팅으로 겨울옷을 엄청나게 많이 판 것이죠.
자, 이쯤 되면 잘못 작성된 기사 하나가 올해 여름의 겨울 옷 판매를 의도치 않게 도운 셈인지, 아니면 유통업자들 중 일부가 이런 기사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는지 궁금해집니다.
요즘은 가짜뉴스가 판을 치는 세상이기도 하니까요.
팩트체크를 해보니, 음모론은 아닙니다. 해당 기사를 쓴 기자님은 "뭔 그런 황당한 질문이 있냐"는 반응.
우연이었군요.
#역시즌
어쨌든 올해는 '역시즌'이라는 키워드가 사람들의 인식에 크게 들어온 해로 기록될 듯 합니다.
원래 '역시즌'은 업계 사람들 사이에서 쓰던 말로, 여름옷을 겨울에 싸게 팔고 겨울옷을 여름에 싸게 파는 것을 의미하는 용어였죠.
이 역시즌이 올해 여름을 기해 이제는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일상적인 용어로 자리잡은 것이죠.
그만큼 올해 여름에 펼쳐진 겨울 한파 공포와 패딩 쇼핑 열풍이 컸다는 반증입니다.
해프닝 같았던 이번 여름의 역시즌과 패딩 열풍은 어쨌든 유통업자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는 게을렀던 누리꾼들까지 움직이게 해 저렴한 가격으로 겨울 패딩을 구입하게 만든 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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