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에즈라 밀러(Ezra Miller, 26)가 동료 배우 수현(김수현/영문명 클라우디아 킴, 33)을 향한 인종차별 발언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각) 유튜브 키얼스티 플라(Kjersti Flaa) 채널에는 에즈라 밀러와 수현 인터뷰 영상이 올라왔다.
노르웨이 출신 연예 전문 리포터인 키얼스티 플라는 인터뷰 중 "'해리포터' 책은 언제 읽었냐"는 질문을 던졌다.
에즈라 밀러는 "6~7살 때쯤 아빠가 읽어주셨다"고 말했다. 수현은 "한국에서 중학교 때 미국에 있는 아빠 친구분께 책을 보내 달라고 부탁해서 읽었다"고 답했다.
키얼스티는 "그럼 그때 영어로 읽었냐. 그때도 영어를 할 수 있었냐"고 물었다. 수현이 "그렇다"고 답하자 키얼스티는 "멋지다. 인상적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동양인이 영어를 잘하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에서 비롯되었다고 해석될 여지가 다분한 발언이었다.
수현은 5세 때부터 11세 때까지 미국 뉴저지에서 거주했다. 이화여대 국제학부 출신으로 토익 만점을 기록하고 이대에서 발간하는 영자신문 이화보이스에서 기자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배우가 된 이후에는 자신이 출연한 작품을 직접 번역해 사인회를 열기도 했다.
키얼스티의 발언은 인터뷰 전에 배우에 대한 사전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물론 인종 차별적 편견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현장에서 이 발언을 직접 들은 에즈라 밀러 역시 불쾌감을 드러냈다. 밀러는 "그녀는 지금도 영어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아주 잘한다. 놀라울 정도"라며 "나는 영어 밖에 할 줄 모른다. 내 한국어 실력은 형편없다"고 말했다.
이후 에즈라 밀러는 수현에게 배운 한국어인 "대박", "밥 먹었어?"라는 말을 했다. 수현은 키얼스티에게 어떤 뜻인지를 설명해줬다.
키얼스티가 "한국말을 하신거냐"며 놀라워하자 에즈라는 "내가 헛소리를 한 줄 알았냐. 아니다. 이건 한국말이다. 알겠냐"며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
당황한 키얼스티가 웃으며 "알겠다"고 말하자 에즈라 밀러는 수현을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후 에즈라 밀러는 "이제 (인터뷰는) 끝난 것 같다"는 농담을 던져 키얼스티를 한 번 더 당황하게 했다. 키얼스티는 "아니다. 3분 이상 남았다. 우리는 남은 시간 동안 가장 좋은 걸 끌어내야 한다"며 인터뷰를 이어갔다.
에즈라 밀러는 "다음 질문은 수현에게 해라. 그녀가 나보다 훨씬 똑똑하다"며 수현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인터뷰 영상 공개 직후 시청자들은 "아시아 사람에게 영어 실력에 대해 묻고 평가하는 건 인종차별적 발언"이라며 키얼스티 질문을 지적했다. 이후 해당 영상은 댓글을 달 수 없는 상태로 전환됐다.
논란이 계속되자 키얼스티는 지난 7일 트위터에 "나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이 9살(확실치 않다)때 쯤 '해리포터'를 영어로 읽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당신들은 그렇지 않은가?"라는 해명글을 남기기도 했다.
I was impressed by someone being able to read Harry Potter in English at the age of 9 (I sure couldn't) when its not your mother tongue. Dont you find that impressive?
— Kjersti Flaa (@KjerstiNewYork) 2018년 11월 7일
그럼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자 키얼스티는 8일 인스타그램에 다시 한번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호기심에 한 질문이었는데 나중에 그게 무지함으로 느껴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나도 노르웨이인이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다. 그래서 정말로 클로디아가 어릴 때 영어로 해리포터를 읽었다는 얘기가 인상 깊었다"고 했다.
또 인종차별 논란 이후 자신과 가족을 향한 위협이 섞인 이메일을 받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이 모든 일에 마음이 아프다. 수현과 에즈라 밀러와 좋은 인터뷰를 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분노를 불 지피는 대신 사랑을 퍼트릴 때"라며 수현에게 용서도 구했다. "불쾌했다면 부디 나를 용서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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