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최근 몇 주간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열린 샤넬 컬렉션에도 나타나지 않아 은퇴설이 나오기도 했다.
라거펠트의 사인은 췌장암이다. 라거펠트의 한 측근은 영국 매체 미러에 "그는 자신의 병에 대해 말하지 않았지만 매우 용감하게 싸웠었다"면서 투병 생활을 전했다.
이어 "칼은 자신의 건강 상태와 건강한 생활을 매우 자랑스러워했기 때문에 췌장암 진단은 엄청난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의 상태가 "최근 몇 주간 우려됐었다"고 덧붙였다.
칼 라거펠트는 건강을 위해 담배와 술을 멀리했으며, 딱 붙는 디올 수트를 입기 위해 2010년 13개월만에 42kg 감량을 달성하는 등 자기관리에 철저했다고 알려져있었다.
그의 죽음에 패션디자이너와 모델 등 많은 패션계 인사들이 안타까워하며 조의를 표하고 있다.
1933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라거펠트는 10대 시절 파리로 건너가 피에르 발망의 보조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디자이너로서의 꿈을 키웠다.
1965년부터 펜디에서 일하고 1983년부터 샤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으며 샤넬의 전성기를 이끌고 패션계에서 명성을 얻었다.
라거펠트 부임 이후 전 세계 샤넬 매장은 22곳에서 190곳으로 늘었다. 알파벳 C가 겹쳐진 샤넬 고유의 '더블 C' 로고도 그의 작품이다.
이후 라거펠트는 펜디와 샤넬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칼 라거펠트' 등의 브랜드 디자이너를 총괄하면서 최근까지도 일에 몰두했다.
80대 나이에도 매년 평균 14개 컬렉션을 발표하는 활발한 활동을 했다.
라거펠트는 죽기 직전까지도 오는 목요일에 이탈리아 밀라노 패션 위크에서 선보일 예정이었던 명품 브랜드 펜디의 2019 콜렉션을 준비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스타 중 라거펠트와 인연을 맺은 이로는 그룹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이 꼽힌다. 지드래곤은 2015년 샤넬 콜렉션에 아시아 스타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았다. 또 지난해 10월 프랑스를 방문한 김정숙 여사가 ‘한국‘, ‘서울‘, ‘코코‘, ‘샤넬’ 등이 한글로 새겨진 샤넬 재킷을 입고 공식 석상에 나타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라거펠트는 당시 ”한국의 전통 옷감을 항상 좋아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건 한글이다. 나는 한글을 사랑한다”라며 디자인에 한글을 사용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칼 라거펠트는 지난 2015년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열린 '2015/16 크루즈 컬렉션'에서 한글로 ‘한국‘, ‘서울‘, ‘코코‘, ‘샤넬’이 새겨진 재킷을 선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