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의 2인자' 비르지니 비아르(Virginie Viard)가 지난 19일 타계한 칼 라거펠트의 뒤를 잇는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 '샤넬'은 19일(현지시간) “칼 라거펠트가 프랑스 파리에서 세상을 떠났다며 그 뒤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디렉터인 비르지니 비아르가 이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샤넬의 알렝 베르트하이머 최고경영자(CEO)는 “샤넬의 창립자인 가브리엘 샤넬과 칼 라거펠트의 유산이 살아 숨쉴 수 있도록 컬렉션을 위한 창작 작업을 그녀에게 맡긴다”고 말했다.
칼 라거펠트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D-7 카운트다운> 샤넬 오뜨 꾸뛰르 쇼 편에서 “비르지니 비아르는 모든 부분에 있어 나 자신에게는 물론 샤넬 아틀리에에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며 “비아르는 나의 오른팔이자 왼팔. 만나고 있지 않아도 수시로 전화하고 스케치를 주고 받는 사이”라고 밝혔다.
한편, 비르지니 비아르는 칼 라거펠트가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된 지 4년 차에 샤넬 인턴으로 시작해 30년 이상 호흡을 맞췄다.
그는 지난해 5월 2019 크루즈 컬렉션부터 칼 라거펠트와 함께 피날레에 섰다.
지난 1월 칼 라거펠트가 참석하지 못한 샤넬의 2019 봄 오뜨 꾸뛰르 쇼 피날레에선 그를 대신해 비르지니 비아르 홀로 모습을 드러냈다.
라거펠트가 사망하면서 샤넬의 창조성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비아르가 라거펠트의 그늘에서 벗어나 창조적 비전을 확실히 제시할 수 있는지, 샤넬이 널리 인정받는 외부인사를 영입할지가 샤넬의 미래에 결정적이라고 썼다.
외부인사로는 지난해 LVMH의 셀린느를 떠난 피비 필로와 랑방의 알버 엘바즈 등을 지목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비아르는 프랑스 서부 디종의 실크 원단 사업을 하는 집안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은 모나코 왕국 레니에 왕세자의 집사였다고 한다.
그는 프랑스 리옹에 있는 패션스쿨에서 영화와 연극의상을 전공했고, 이후 파리 유명 영화 의상 디자이너인 도미니크 보그의 어시스턴트로 일했다.
이후 1987년 샤넬 인턴으로 입사해 1992년 칼 라거펠트가 이끌던 패션 브랜드 ‘끌로에(Chloe)’에 합류했다. 이어 그는 다시 샤넬의 오뜨꾸뛰르 코디네이터로 돌아와 1997년 샤넬 스튜디오 디렉터가 됐다.
그녀는 1년에 6건 가량의 컬렉션을 관장한다고 한다. 뉴욕타임즈는 “그녀는 모델 캐스팅을 승인하고, 무대 뒤에서 세부사항들을 점검하는 일까지 깊게 관여했다”고 전했다. 라거펠트와는 매일 만나면서도 수시로 전화하고 스마트폰으로 스케치를 주고 받는 등 깊은 관계로 지냈다.
뉴욕타임즈는 한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칼이 샤넬의 기관차라면, 비르지니는 레일이다”라고 한 말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라거펠트가 이끌었던 또 다른 브랜드 펜디 측은 후계문제를 논의하기에 이르다는 입장을 표했다. “우리는 그(라거펠트)의 삶을 기리고 그가 마땅히 받아야 할 경의를 표하기 위해 시간을 가지려 한다”면서다.
펜디는 라거펠트가 디자인한 최신 컬렉션을 예정대로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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