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했던 미국 출신 기업인 마크 테토(Mark Tetto, 38)가 서울에 대한 긴 소감을 남겨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지난 24일 마크 테토는 인스타그램에 "뉴욕 출신인 내게 서울은 뉴욕과 어떻게 다르냐고 많이들 물어본다"며 긴 글과 사진을 게재했다. 마크는 서울 골목길을 배경으로 한 사진과 함께 "서울은 골목의 도시"라며 말문을 열었다.
마크 테토는 "뉴욕에서는 숫자로 구분된 길들을 오가며 사는 게 일상"이라며 "서울도 물론 뉴욕처럼 대로가 많은데 테헤란로와 12차선 영동대로가 만나는 삼성역 사거리는 아마도 내가 지금껏 본 가장 큰 교차로 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서울의 삶은 그곳에서 시작되지 않는다"라며 "진짜 서울의 삶은 이름조차 없는 작고 수많은 골목에서 매일 숨 쉬고 먹고 마시고 논쟁하고 사랑하고 헤어지며 존재한다"고 말했다.
마크는 "비즈니스 목적으로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은 서울의 이런 진면목을 아마 알지 못할 것이다. 그들이 교보타워에서 택시를 타고 강남역으로 간다면 강남대로를 지나가며 강남의 모습을 보긴 하겠지만 지오다노 뒤편에 있는 골목은 보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 골목들은 15년 동안 변함이 없다. 여전히 존재하는 야구 배팅 게임장에서는 남자들이 여자친구에게 잘 보이고 싶어 야구방망이를 휘두르고 펀치백을 날린다"라며, "선술집에서는 남자들이 헌팅 기회를 엿 보고, 지하 호프집에는 2차를 즐기는 회사원이 가득하다"라고 덧붙였다.
마크 테토는 "골목 골목은 전혀 부끄럽지 않은 솔직하고 꾸밈없는 공간이다. 결코 서울의 최고 모습만 보여주려 애쓰지 않는다. 날 것 그대로의 편집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좋은 모습 나쁜 모습까지 모두"라고 적었다.
그는 "골목 모퉁이에는 노부부가 운영하는 세탁소가 있는데 출근길에 보면 그 이른 아침부터 일을 시작하고 있다. 그분들이 아마도 내가 본 중에 가장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크는 "이러한 것들은 메인 도로에서 택시를 탄다면 절대 볼 수 없는 풍경"이라며 "택시기사에게 ‘P턴’을 해달라고 요청한 뒤 골목에 들어서면, 갑자기 커튼이 걷히면서 서울 사람들이 서울에서 어떻게 사는지, 진짜 서울라이프가 무엇인지 보게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