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프로야구의 계절이 다가왔다.
몇년 전부터 야구장은 특색 있는 놀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야구를 모르더라도 신나고 열광적인 분위기에 취한다. 부산 사직 야구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노래방’이라 부를 정도로 열기가 뜨겁고, 날씨 좋은 주말이면 모든 야구장이 관중들로 가득 찬다. 특히 야구장은 여성들도 많이 찾는 곳이어서 데이트 명소로도 인기가 높다.
3월 29일 오후 2시 전국 4개 구장에서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가 일제히 개막한다. 9개 구단은 팀당 128경기씩 총 576경기, 약 7개월에 달하는 대장정에 돌입하게 된다. 그냥 가도 즐거운 야구장이지만, 미리 알고가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다. 지금부터 야구장 방문 전, 센스를 발휘할 수 있는 3가지 팁을 알아보자.
예매는 절대로 계획을 망치지 않는다
# 주말을 맞아 여자친구와 함께 야구장 데이트를 계획한 권영민씨. 양 손에 먹을 것을 가득 들고 야심차게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그를 맞이한 것은 매표소의 ‘전석 매진’ 팻말. 미리 예매를 하지 않았던 그는 입장도 하지 못하고 여자친구의 싸늘한 표정에 한숨만 늘어났다.
야구장을 가기 전 항상 확인해야 하는 것은 바로 좌석이다. 우리나라 야구장의 수용규모는 작은 편이다. 모든 프로야구단의 모든 홈 구장 수용규모가 1~2만 명 수준에 불과하다. 평일에는 비교적 여유가 있지만 주말에는 ‘티켓 전쟁’이 일어난다.
특히 라이벌 간의 대결 등 사람들의 관심이 많은 경기라면 예매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야구장 티켓은 먼저 인터넷 예매를 통해 판매하고 이후 남은 분량을 현장에서 판매한다. 일부 구단은 인터넷 예매가 매진되더라도 현장 판매분을 준비해놓는 경우가 있지만 그 수량은 극히 적다.
그렇기에 예매는 확실한 야구장 나들이를 보장한다. 현재 티켓링크, 인터파크, 티몬 등 주요 예매 사이트에서는 프로야구 예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전에 원하는 경기를 확인하고 예매를 한다면 티켓 확보 뿐만 아니라 원하는 좌석도 미리 선택할 수 있다.
좌석 예매도 각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야구 자체에 집중하고 싶다면 포수 뒷자리를, 응원을 하면서 즐기고 싶다면 응원단상 앞쪽 구역을, 여유로움을 즐기고 싶다면 외야석을 추천한다. 각 프로야구단은 추가적으로 각 경기장에 특색있는 좌석을 운영하기도 한다.
평일은 주말에 비해 여유가 있어 야구장 현장에서도 표를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인이라면 퇴근길 잠시 야구장에 들러 스트레스를 풀어도 좋다. 게다가 7회 이후 경기장에 들어가면 입장료를 받지 않거나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표를 구매할 수 있다.
※ 프로야구 인터넷 예매 사이트
티켓링크 프로야구 예매 (롯데, SK 제외 7개 구단) ☞ 바로가기
OK티켓 프로야구 예매 (SK 와이번스) ☞ 바로가기
인터파크 프로야구 예매 (NC 다이노스, 넥센 히어로즈) ☞ 바로가기
티몬 프로야구 예매 (롯데, NC, 넥센 제외 6개 구단) ☞ 바로가기
롯데 자이언츠 티켓 예매 시스템 ☞ 바로가기
야구보러 간다? 먹으러 간다!
# 열렬한 롯데팬인 전범찬(28세)씨는 프로야구 개막이 다가오자 한숨이 늘어났다. 야구장에서 ‘치맥’을 뜯을 생각에 즐겁지만 겨우내 했던 다이어트가 쓸모 없어지는 것 같아서다. 하지만, 그렇다고 야구장에 빈 손으로 갈 수는 없다. 벌써 그는 치맥 뿐만 아니라 8개 구장의 특색있는 음식까지 전부 ‘성지순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숨은 잠깐이었다. 상상만으로 그는 벌써 웃고 있다.
야구장에서는 ‘먹는 즐거움’을 빼놓을 수 없다. 한 네티즌은 야구장을 “노래방과 TV와 주점이 결합한 엔터테인먼트 시설”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노래방이 응원이고, 야구 경기가 TV라면 먹거리는 주점에 해당한다. 야구장 속 즐거움의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음식은 바로 치킨과 맥주. 일부러 ‘치맥’을 더 맛있게 즐기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치맥의 인기는 야구장 주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많은 치킨 전문점이 야구장 앞에서 치킨과 맥주를 공수해 즉석에서 판매하고 있다. 굳이 집에서부터 싸와서 식은 치킨을 먹을 이유가 없다.
요즘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 피자도 빼놓을 수 없다. 치킨이 식상한 일부 식도락 마니아들이 피자와 맥주의 환상적인 궁합을 찾아낸 것. 비교적 큰 사이즈의 피자를 판매하는 코스트코 등 저렴한 마트에서 피자를 포장해와 즐기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SK 와이번스와 NC 다이노스의 홈 구장(인천, 마산)에서는 고기를 구울 수 있다. 두 구단의 외야석에는 삼겹살을 직접 구워먹을 수 있는 공간인 바베큐존과 파티존이 각각 설치되어 있다. 고기와 반찬만 준비하면 불판과 그릴은 구단에서 제공해준다.
만일 미리 음식을 싸간다면 푸짐하게 준비하지는 말자. 야구장에서 개인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작기 때문에 음식을 펼쳐놓기 힘들다. 가능하면 간단히 무릎 위에 올려놓고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준비하는 것이 편리하다. 비록 음식을 준비하지 못하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8개 구장 앞에서는 각 지역마다 특색있는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야구 경기가 있는 날에는 먹거리 장터가 열리는 셈이다.
대부분의 음식은 들고 입장이 가능하지만, 경기 중 위협이 될 수 있는 물품은 반입할 수 없다. 특히, 소주와 같이 유리병으로 된 물품은 반입 금지 대상 1순위다. 구단에 따라서는 캔맥주도 소지를 금지하고 있으니 참고하자.
챙기면 사랑받는 야구장 깨알 아이템은?
# 지난해 야구장에 놀러갔던 박지애씨는 그 때를 생각만 하면 아직도 식은땀이 흐른다. 괜찮은 남자와 소개팅 후 첫 데이트를 야구장에서 했던 것. 하얀 원피스를 입은 그녀의 패션 센스는 최고였지만 그것 뿐이었다. 무릎을 넘나드는 사람들, 불편한 의자에 내리쬐는 햇빛은 그녀를 힘들게 했다. 게다가 의자에는 먼지가 잔뜩 묻어 있어 그녀의 흰 옷은 온통 먼지투성이가 됐다. 그녀에게는 남자친구 대신 유쾌하지 않은 추억 하나를 만든 셈이다.
야구장에 놀러갈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예상 외로 불편하다’는 것이다. 최근 광주에 새 야구장이 완공하는 등 시설 개선에 대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건설된 지 수십 년이 된 야구장이 아직도 많기에 쾌적한 관람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야구장에는 편한 복장으로 가는 것이 최고다. 야구장에서 영화관 같은 시설을 기대하면 오산이다. 의자가 작고 딱딱할 뿐만 아니라 통로도 좁다. 게다가 야구장과 같은 경기장은 구조 상 다른 곳에 비해 추위와 더위를 더욱 느낀다. 농담삼아 야구팬들은 “야구장에는 여름과 겨울 밖에 없다”고도 말한다.
따라서 쾌적한 야구 관람을 위해서는 패션 센스보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것이 좋다. 또한 낮에 덥더라도 야간에 급격히 추워지는 것이 야구장이다. 무릎 담요같이 보온을 위한 작은 아이템을 챙겨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물티슈는 야구장에 들고 가야 할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야구장은 실외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청소를 해도 의자에 흙먼지가 내려앉을 수 밖에 없다. 화장실도 적어 치킨이라도 손에 들고 먹으면 손 한 번 씻기가 쉽지 않다. 의자에 쌓인 먼지도 미리 제거하고, 경기 중 청결을 유지시켜줄 물티슈는 반드시 챙겨야 한다.
피부에 신경쓰는 여성들이라면 야구장 방문 전 선크림이나 미스트를 챙겨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야구장은 대부분 지붕이 없어 낮 경기가 열릴 시 햇빛이 그대로 내리쬔다. 게다가 먼지가 많이 날리기 때문에 피부가 상처를 받고 건조해진다. 미리 대비해야 한다.
비록 오래된 경기장에 덥고 불편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야구장을 찾는 이유는 그곳에는 다른 곳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특별함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제 올 시즌 프로야구가 긴 대장정에 돌입한다. 올 한 해 야구장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즐거운 응원과 열광의 도가니 속으로 들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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