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팀이 해양 고세균을 조절할 수 있는 바이러스를 찾아냈다.
이성근 충북대 교수팀이 온실효과의 원인인 고세균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 ‘NSV’(Nitrosopumilus Spindle-shaped Virus)의 분리에 성공했고, 이 바이러스와 고세균의 상호작용을 규명한 사실이 오늘(16일) 전해졌다.
고세균(고균)은 세균과 같이 핵이 없는 원핵생물이지만, 세균과는 유전적으로 다른 특성을 가진 생물군을 의미한다.
고균은 지구상에 가장 많은 3대 미생물 중 하나이다. 열수구, 유황온천같은 극한 환경부터 일반 환경까지 다양한 곳에 서식한다. 특히 해양 고균은 해양생태계 전체 미생물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지만, 배양이 어려워 연구사례가 많지 않았다.
이 중에서도 해양 고균은 지구 온난화와 오존층 파괴를 일으키는 아산화질소(N2O)를 만드는 미생물이라는 사실만 알려져 있었다.
2015년 해양 고균의 순수분리에 성공한 연구팀은 동해와 서해의 바닷물에서 해양 고균에 영향을 주는 바이러스를 찾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바이러스가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경우, 바이러스의 숙주가 성장을 못하는 특징이 있다.
연구팀은 서해의 해수샘플에서 이러한 현상을 발견했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의 해수샘플에서 고균의 개체수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연구팀은 NSV가 해양 고균의 성장을 저해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고균이 아산화질소의 생산을 줄이고, 유기물 및 비타민 B12를 방출하는 것도 확인했다.
기존의 연구에서는 해양 고균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의 실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분자생물학적 기법을 통해 해양 고균 바이러스로 추정되는 유전자만 전해졌다.
연구팀은 투과전자현미경(TEM)을 통해 레몬 모양의 바이러스를 최초로 확인했다. 지금까지 이런 모양의 바이러스는 해양에서 배양된 적이 없었다. 또한 이 바이러스가 증식하면 마치 혹처럼 튀어나와 분리되는 '출아법'으로 방출된다는 점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해양 고균의 개체 수를 조절하여 온난화물질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찾아낸 바이러스는 특정 해양 고균에만 반응하기 때문에 전체 해양 고균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를 찾는 연구가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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