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 하반기 공채에 '사딸라'라는 이름의 지원자가 서류 합격하는 일이 벌어졌다.
해당 지원자가 KBS와 인터뷰에서 직접 지원 이유를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발표된 코레일 하반기 신입사원 서류합격자 명단에 '사딸라'라는 이름이 올라있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목받았다.
'사딸라'는 2002년~2003년 방영됐던 SBS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김두환(김영철 분)이 미군과 임금 협상하는 장면에서 나온 대사다.
드라마가 인기를 근지 15년이 훌쩍 지난 최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다시 패러디되며 인기를 끌었다.
이를 패러디한 광고까지 나와 '사딸라' 장면이 회자되기도 했다.
해당 지원자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직접 공개한 자소서를 보면, 단순히 이름만 '사딸라'라고 적은 게 아니었다.
자기소개서 항목들도 마치 '야인시대' 속 김두한이 적은 것처럼 보일 정도로 김두한 캐릭터에 푹 빠져든 모습이었다.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제시하고. 그 가치를 실천했던 경험을 기술하여 주십시오'라는 자소서 항목에는 '저는 미군들과 협상을 시행한 적 있습니다"로 시작해서 드라마 속 에피소드를 늘어놓는 식이었다.
이런 황당한 자소서도 통과가 가능한 이유는 코레일이 서류 심사에서 적부 여부만 판단하기 때문이다.
2017년 상반기 블라인드 채용 도입 이후, 중복지원이나 자소서 분량 미달만 아니면 지원자 전원에게 필기 응시 기회를 준다.
물론 장난으로 써낸 이름으로 서류 통과했다고 하더라도 실제 필기 응시는 불가능하다.
이름과 신분증 대조 절차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장난성 지원을 서류 단계에서 걸러낼 장치가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용호(무소속) 의원은 "허위 지원 등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줄이고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도록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BS에 따르면 문제의 '사딸라' 지원자는 야인시대를 좋아해 9번이나 시청한 취준생이었다. 해당 자소서를 쓰는 데는 10분도 걸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원자는 "정말 통과될까 싶으면서도 코레일에 경각심을 줘야겠다는 마음으로 썼다"면서 "진짜 여기는 막 뽑는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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