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
일본계 의류기업 ‘유니클로’의 광고에 위안부를 모욕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논란이 제기돼 네티즌들이 분노하고 있다.
18일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유니클로의 2019 F/W 광고 내용 중 우회적으로 위안부를 모욕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0월 1일 일본 유니클로 유튜브 공식 계정에 게재된 해당 광고에는 백발의 90대 여성과 13살 소녀가 등장한다.
소녀가 ‘어릴 때 어떤 옷을 입으셨느냐’라고 묻자 할머니는 “세상에, 그렇게 오래된 일은 기억 못한다”(Oh My God, I can't remember that far back)라고 답한다.
그런데 한국어 버전 광고에서는 해당 대사를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고 의역한 자막이 게시됐다.
일본 광고와 달리 한국어 광고에만 '80년 전'이라는 시대가 특정된 것이다.
이 광고를 접한 네티즌들은 “너무한다. 불매운동에 불을 지핀다”, “분명히 의도한거다. 작은 소품 하나하나 연출하고 신경쓰는 광고인데 100%의도한 것”, “무심코 넘어갔었는데 다시 보니 확실해보인다”라는 등 유니클로의 광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세대를 아우르겠다는 이야기 아니냐”, “확실하지 않은 내용에 대해 추측이 과한 것 같다”라는 등 위안부 관련 모욕으로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해당 논란에 대해 “해당 광고를 상세히 봤는데 (위안부 관련 내용을) 100% 의도한 것이 맞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글 자막에만 ‘80년’이라는 자막을 특정한 것에는 다분히 의도가 있어 보인다”라며 “자막에 제시된 80년 전은 국가 총동원령이 내려지며 강제 동원 등 만행이 자행되던 시기”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18일 유니클로는 입장문을 통해 "이번 광고는 후리스 25주년을 기념하여 ‘전세계 모든 이들의 삶을 위한 후리스’라는 컨셉으로 제작된 글로벌 시리즈 광고 중 하나"라며, 해당 논란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막 처리에 대해서는 "이들의 나이 차이가 80살이 넘고 이 부분을 보다 즉각적으로 이해사시기 쉽게 자막으로 처리했다"며 "사측은 전세계 24개 국가 및 지역에 진출한 다국적기업으로 인종, 성별 및 직업에 차별 없이 모두를 위한 옷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으며 이는 자사의 기업 철학인 '메이드 포 올'에도 나타나 있다"고 해명했다.
특히 "기업 방침상, 유니클로는 전세계 어디에서나 어떠한 정치적 또는 종교적 사안, 신념 및 단체와 어떠한 연관관계도 없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일자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광고가 올라온 유니클로 유튜브 영상에 ‘NO Japan , No UNIQLO’ 등의 댓글을 올리며 항의했다. 그러나 현재 댓글들은 유니클로 측에서 자체적으로 삭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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