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대구에서 식재료들이 떨어지자 시민들이 나서 '상부상조'의 모습을 보여 훈훈함을 자아냈다.
코로나19 사태에 마트에 있는 식재료가 동이 난 반면 대구 시내 음식점들에는 손님들이 오지 않아 식재료가 쌓여있다가 며칠 후면 다 상해 버릴 위기에 처해 있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페이스북 페이지 '대구맛집일보'는 식재료가 남아도는 식당과 당장 끼니를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난감한 소비자를 이어주는 캠페인을 벌였다.
‘좋아요’ 약 50만명을 보유한 페이스북 페이지 ‘대구맛집일보’는 지난 21일 “지금 동성로 상황은 비싼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으로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다”고 상황을 알렸다.
이어 “많은 업체들이 가지고 있는 식재료도 소비를 하지 못해 이중으로 손해를 보는데 도움이 필요한 업주ㆍ직원들께서 메시지를 주시면 최선을 다해 알리고 돕겠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페이지 운영자는 감염 우려로 시민들이 외출을 하거나 다중시설에 오래 머무르기를 꺼려한다는 점을 고려해 “마트의 음식들은 동이 나는데 식당의 냉장고에는 식자재가 가득하다”며 “도저히 소비가 힘든 매장에서는 메시지를 주면 음식이 필요한 분들에게 노출될 수 있게 돕겠다”고 취지를 밝혔다.
게시글을 본 식당 주인들은 식당에 쌓여있는 판매되지 못한 식재료들을 제보하기 시작했다.
범어동 국수 매장에서는 해물 소고기 쌀국수 50여 인분을 내놓았다. 원래 가격보다 2000원을 인하했고 직접 배송도 해주기로 했다.
동성로 한 고기 매장에서는 국내산 채끝살 스테이크와 소고기 버섯말이 밀푀유나베 식자재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대명동 김치찜 매장에서는 아직 판매되지 않은 김치찜 100여 인분을 판매했다.
마스크를 들고 오면 마스크3개당 1만원 상당의 쌀국수 또는 볶음밥을 제공한다는 식당도 있었다. 이렇게 모인 마스크는 기부자 성함으로 대구시에 기부 예정이라고 한다.
24일 현재까지도 대구 곳곳 식당들의 식재료 판매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올라왔던 식재료 판매 일부 글에는 '모두 판매되었습니다,' '재료 모두 소진되었습니다' 와 같은 멘트들이 달렸다.
24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훈훈한 소식, 대구'라는 제목으로 이 상황을 전하는 게시물이 확산됐다. 네티즌들은 "이 상황에서 저렇게 위기를 헤쳐나가는 거 보니깐 뭉클하다", "못 파는 식재료 때문에 발을 동동 구르는 자영업자들, 식당 가기는 무섭고 당장 식사 해결하기 난감한 시민들 모두 윈윈하는 좋은 캠페인"이라며 훈훈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3일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대구맛집일보를 운영하고 있는 하근홍(37) 씨는 "시내 동성로의 식당에 가보니 사람은 없고 식자재를 버려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상인들이 울상이었다"라며 "상인들이 월세도 못내고 희망을 잃게 될까봐 올리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SNS에 올리면 한두 시간 안에 완판되고 있다"라며 "시민들도 단순히 가격이 싸서 먹겠다는 것이 아니라 함께 도우려는 마음이 있다, 할인해서 판다고 해도 정가에 사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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