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올림픽 담당 장관이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의 연내 연기 가능성을 언급해 전 세계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담당상은 3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오는 7월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 연기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개최 도시 계약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취소할 권리를 지니는 것은 ‘본 대회가 2020년 중에 개최되지 않는 경우’라고만 쓰여 있으며, 이 해석에 따라서는 2020년 중이라면 연기가 가능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답변했다.
해외에서 제기된 올림픽 취소나 연기, 그리고 대체 개최 등을 일축해 온 일본 정부 측에서 연기 가능성을 시사한 건 처음이다.
또한 하시모토 담당상은 올해 올림픽 개최가 가능한지 최종 판단하는 시점에 관해서는 “공식 견해는 아니었지만, IOC 위원으로부터 ‘5월 말이 최종 기한이 아닌가’라는 발언이 있었다. 5월 말이 큰 기준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올림픽이 예정대로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포츠호치는 하시모토 담당상의 이번 발언을 해외 미디어들이 '올림픽 연내 연기 가능성'으로 일제히 보도했다고 전했다.
영국 BBC와 로이터통신은 "일본 올림픽 담당장관이 코로나10 발생으로 도쿄올림픽이 여름 개최에서 연내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으며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도쿄올림픽 개최 늦어질 가능성 있다"는 제목으로 하시모토 담당상의 발언을 다뤘다.
그러나 토마스 바흐 IOC 회장은 이날 이례적인 긴급성명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특별 작업팀을 구성해 대응하고 있다. 올림픽 성공을 위해 전적으로 헌신하겠다(full commitment)"며 개최 의지를 강하게 시사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일본은 가능한 모든 일을 하며 사태를 타개하길 기대하고 있다"면서 "지금 연기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IOC와 함께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 도쿄올림픽은 7월24일 개막해 8월9일까지, 2020년 도쿄패럴림픽은 8월 25일 개막해 9월 6일까지 열릴 예정이지만,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개최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상태다.
특히 개최 강행을 고집하던 일본 당국이 처음으로 연기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4일 기준 전 세계 77개국에서 9만2000명 넘는 감염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개최지인 일본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만 999명(사망 12명 포함)에 달한다. 이에 3월 한 달간 일본 전역에 휴교령이 내려졌고, 홋카이도에선 비상사태까지 선포됐지만 일본 정부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도쿄 올림픽이 무산된다면 일본이 입을 경제적 손실은 28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나가하마 도시히로 다이이치세이메이 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도쿄신문 인터뷰에서 이번 올림픽이 무산할 경우 일본의 경제손실 예상액은 2조6천억엔(약 28조6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람객의 숙박과 이동 등과 관련한 개인소비 부문 손실을 1조8천억엔, 방일 외국인의 소비 부문 손실을 8천억엔으로 각각 추산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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