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계 미국인이자 유명 인플루언서인 벨라 포치의 타투 논란에 한국과 필리핀 두 나라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유명 인플루언서인 벨라 포치가 자신의 SNS에 올린 짧은 영상에서 붉은 심장과 붉은 광선 16개가 뻗어나가는 문양의 팔 타투가 포착됐다. 이를 본 한국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포치의 팔 문신은 일제 침략의 상징 ‘욱일기’를 연상시킨다”며 항의 댓글이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포치는 곧바로 사과했다. 트위터를 통해 "역사를 잘 몰랐었다. (욱일기에 대해)알고 난 뒤에는 문신을 바로 덮었고 아예 지우기 위한 예약을 잡았다”며 “한국을 사랑한다. 제발 나를 용서해달라. 나 자신이 부끄럽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떨궜다.
그런데도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포치의 사과에도 일부 한국 누리꾼들의 도 넘은 비판과 욕설은 계속됐다. 포치 개인에 대한 공격을 넘어 필리핀 전체와 민족에 대한 폄하까지 서슴치 않았다. 필리핀을 가리켜 ‘가난한 나라’ ‘작은 민족’ ‘멍청하다’ '못생겼다' 등의 단어들이 무분별하게 사용됐다.
상황을 지켜보던 필리핀 네티즌들이 들고 있어났다. 한국인의 인종차별적 언행에 대해 “#ApologizeKorea”(한국, 사과하라) “#CancelKorea”(한국, 취소하라)라며 해시태그를 노출했다. 이 해시태그는 10일 오전 기준으로 40만 건에 육박하고 있다. 사실상 반한 감정을 넘어 혐한 감정에 가깝다.
한국에서 겪었던 인종차별 경험담을 공유하기 시작했고 한국인들의 편향된 역사 인식을 꼬집었다. 6·25전쟁 참전과 그 이후 필리핀의 한국 지원 등도 화제가 되고 있다. 한 필리핀 누리꾼은 “한국전쟁 당시 필리핀은 한국을 위해 파병했고 많은 희생자를 냈다”며 "한국은 일제강점기는 기억하지만 필리핀이 도운 역사는 기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포치도 트위터에 추가 글을 올려 “당신들이 나를 공격할 수 있고 그건 참을 수 있지만 필리핀인들을 공격하고 비웃는 것은 참을 수 없다”며 한국 누리꾼을 저격했다. 포치는 틱톡 팔로어가 1580만 명, 인스타그램 팔로어도 200만 명이 넘는 유명 인플루언서다. 이에 따라 필리핀 현지 언론들도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
[사진] 벨라 포치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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