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 정도까지 도청을 하고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축구얼짱'으로 유명한 여자 축구선수 이민아가 북한에서의 경험담을 밝혔다. 5일 오후 방송된 E채널 예능 프로그램 '노는언니'에 출연한 것. 이날 '노는언니' 멤버들은 여자 축구선수 장슬기와 이민아를 초청해 함께 축구를 하는 등 하루를 보냈다.
이들은 멤버들 앞에서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장슬기와 이민아는 국가대표 자격으로 북한에서 축구경기를 한 적이 있다. 이들은 지난 2017년 평양으로 가 2018 여자 아시안컵 본선행과 월드컵 예선행이 동시에 걸린 티켓을 놓고 북한과 격돌했다.
당시 두 사람의 북한 원정은 상당히 힘들었다. 김일성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이 경기에는 북한 관중이 무려 5만명이나 운집해 북한에 일방적인 응원을 보냈다. 이들을 응원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직 11명이서 5만명과 싸워야 했던 것.
이민아도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월드컵 예선 티켓을 따는 대회가 북한에서 있었다"라면서 "원래 선수들과 사이가 좋았는데 그 대회에서는 굉장히 예민해서 싸움이 났을 정도"라고 운을 뗐다.
장슬기도 여기에 거들었다. 특히 장슬기는 북한의 살벌한 분위기를 떠올렸다. 그는 "골 세리머니도 운동장에서는 하되 라커룸에서는 하지 못하게 했다"라면서 "정확히는 운동장에서도 세리머니를 과하게 하지 말라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골을 넣은 기쁨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던 것.
실제로 당시 경기에서 남북한 선수들은 도중에 엉겨붙어 싸우기도 했다. 이민아는 "북한이 페널티킥을 얻어 찼는데 골키퍼 언니가 막았다"라면서 "그런데 그 선수가 골키퍼 언니가 다칠 정도로 태클을 했다. 결국 다른 언니들도 화가 나서 싸움이 벌어졌다. 우리는 말렸다"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이들이 도청을 당했다는 것. 먼저 장슬기는 "북한 측에서 도청한다는 얘기까지 있었다"라고 입을 열었고 이민아는 "실제로 도청한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친구와 한 번 테스트를 해봤다"라고 말했다.
이민아의 경험담은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그는 "룸메이트와 '수건이 없다. 수건 가지러 갈래? 수건 갖다달라고 해야겠다'라고 서로 방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3분 뒤에 호텔 측에서 수건을 갖다줬다"라고 말했다. 물론 이민아는 "우연일 수도 있다"라고 했지만 북한이 이렇게까지 도청을 할 수 있다는 의심은 충분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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