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의 중단을 촉구하는 국제 온라인 청원이 9일 만에 35만명의 서명을 받았다.
14일 로이터통신은 우쓰노미야 겐지 전 일본변호사연합회 회장이 지난 5일 온라인 청원사이트 체인지닷오알지(Change.org)에 올린 청원에 9일 만에 35만명이 넘는 사람이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사람들의 생명과 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도쿄올림픽 개최 중지를 요구한다'는 청원에서 우쓰노미야 전 회장은 "생명과 삶을 위태롭게 하면서까지 도쿄올림픽을 개최할 것이냐"면서 "이런 상황에서 개최하면 '평화의 제전'으로 치러져야 할 올림픽 이념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명의 수신인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 등이다.
우쓰노미야 전 회장은 "올림픽 개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의료 종사자들을 더욱 괴롭게 할 것이고, 주민 및 올림픽 참가 선수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며 "국내외 신문 등 각종 여론조사만 보더라도 올림픽 개최 중지 목소리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위협받는 동시에 경제적인 궁핍도 강요당하고 있다"며 "올림픽 중지로 굳는 자원을 사람들의 생명과 생활을 지키는 데 사용하자"고 덧붙였다.
국내외에선 도쿄올림픽을 중단해달라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날 일본 정부가 긴급사태 발령 지역에 홋카이도 등 3곳을 추가한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의 호스트 타운 528곳 중 40곳이 해외 선수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익명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날 기준 40곳이 이 같은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호스트 타운은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국제 스포츠 행사 때 개최국 내에서 참가국 선수단을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 또는 공공단체를 말한다. 호스트 타운이 되면 외국 대표팀에 연습장과 숙소를 제공하게 된다.
닛케이는 대회 참가국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염려해 합숙 중지를 결정하거나 지자체 측이 지역 의료에 부담이 갈 것을 우려해 선수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수 수용을 포기하는 지자체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육상팀이 120명 규모로 지바현에서 사전 합숙을 하기로 한 것을 전날 취소한 것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측은 "코로나19의 세계적인 유행이 계속돼, 선수의 안전에 염려가 생기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전날 일본에서는 7000명이 넘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올림픽·패럴림픽이 열리는 수도 도쿄의 신규 확진자만 969명을 기록했다.
AFP통신은 일본이 '제4파'(4차 유행)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가운데 올림픽에 대한 국민들의 반대는 커지고만 있다고 전했다.
[사진] 도쿄올림픽 조직위, 온라인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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