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예정인 도쿄올림픽 개최를 두고 국내외에서 비관론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일본 측이 중단이 요구할 경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거액의 배상금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IOC와 일본이 맺은 2013년 9월7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맺은 '개최 도시 계약'은 IOC에 압도적으로 유리하게 돼 있다. 먼저 대회를 중지할 권한은 일본에는 없으며 IOC만이 갖는다는 점에서 그렇다.
참가자의 안전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심각하게 위협받는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경우 IOC가 대회를 중지할 수 있으며 일본은 어떠한 형태의 보상, 손해배상, 기타 배상 또는 어떠한 종류의 구제에 대한 청구 및 권리를 포기하게 돼 있다.
만일 일본의 요청으로 대회가 중지됐을 경우 IOC나 방송국 등에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일본이 보상해야 한다는 의무도 정해져 있다.
국제 스포츠 대회 계약에 정통한 변호사인 마쓰모토 다이스케 와세다대학 준교수는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IOC는 일본에 손해배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닛케이는 IOC에도 다급한 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IOC는 올림픽 수입의 90%를 각 스포츠의 국제경기연맹(IF)과 세계 각국의 올림픽위원회(NOC)에 분배한다. 마이너 종목의 IF는 이 자금에 의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해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로 1년 연기되자 자금 마련에 쫓긴 IF도 있었다.
즉 도쿄올림픽이 중지됐을 때 손해배상 청구를 하지 않으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등 집행부는 IOC 위원과 IF로부터 압력을 받게 된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올림픽 수입의 가장 큰 부분은 방송권료다. 2013~2016년 IOC의 수입 57억달러(약 6조3500억원) 가운데 방영권료는 약 73%를 차지했다.
최대의 거래처는 미국 NBC유니버설이다. 2032년까지 6개 대회 방영권료로 76억5000만달러(약 8조530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마쓰모토 준교수는 "IOC와 NBC유니버설은 보험을 들었으나 중지로 인한 손해를 전부 커버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닛케이는 이에 따른 IOC의 손해배상 청구 금액은 수백억엔 규모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같은 '불평등 협약'은 큰돈이 움직여 유치를 바라는 나라가 많은 이벤트일수록 주최하는 스포츠 단체의 힘이 세기 때문이다. 마쓰모토 준교수는 "불가항력으로 행사를 열지 못할 경우 계약을 맺는 쌍방이 책임을 피할 수 있도록 면책조항을 넣는 것이 보통"이라며 "유치국을 결정할 때의 힘이 압도적으로 IOC가 강하기 때문에 일방적인 계약이 문제시되어 오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 비즈니스에 정통한 무토 야스아키 와세다대 대학원 교수는 "감염증이 10년, 20년에 한 번씩 일어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앞으로 개최를 검토하는 모든 나라는 같은 리스크를 짊어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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