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전기자동차 구입보조금은 매년 증가하는 반면 충전기 설치 예산은 감소해 관련 정책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경기도의회 김경희 의원(민주·고양6)에 따르면 전기차 구입보조금 예산은 국비와 도비, 시·군비를 포함해 2019년 911억원(4708대), 2020년 1조922억원(7450대), 2021년 3조646억원(1만7549대)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구입보조금은 승용차의 경우 최대 1400만원, 버스는 최대 1억28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5등급 노후 경유차 폐차 후 구입 등의 경우 대당 200만원이 추가 지원된다.
이처럼 구입보조금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전기차 충전기 확보예산은 2019년 30억원(128대), 2020년 30억원(128대), 2021년 17억원(117대)으로 3년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충전기 설치 예산 감소와 함께 설치 장소에 대한 문제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연구원이 이달 초 내놓은 ‘경기도 전기차 충전기의 효율적 설치 및 운영 방안’ 연구보고서를 보면 공공성과 설치 편의성 등을 주로 고려한 나머지 ‘수요 대응형’ 설치가 이뤄지지 않아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보고서 내 환경부 한국환경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도내 공용 급속 전기차 충전기 548기(환경부 시행)의 설치지점별 비중은 상업시설(21.2%), 휴게시설(12.8%), 공공시설(12.7%) 등의 순이다.
반면 충전기 1기당 일일 충전량(지난해 평균)에서는 설치지점 순위 7위(7.1%)였던 업무시설이 2위(14.6%)로, 14위(0.4%)였던 여객시설이 3위(6.9%)로 각각 반등했다.
설치지점 1위였던 상업시설은 충전량에서는 9위(5%)로 대폭 하락했다. 상업시설은 실제 수요보다 충전기가 과다 설치됐고, 업무시설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의미다.
김 의원은 “전기차 구입보조금이 급속히 증가하는 반면 충전기 설치 예산은 감소하고 있어 관련예산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며 “충전 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아질수록 전기차 보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기차 보급 대중화를 위해 충전기는 ‘설치가 편한 곳’이 아니라 ‘충전이 필요한 곳’에 더 많이 확충해야 한다”며 “그동안 충전량이 많거나 수요가 많이 예상됨에도 아직 부족한 지점을 중심으로 충전기를 설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2020년 기준 도내 전기차는 총 2만477대이고, 충전기는 7628기(급속 1396기, 완속 6232기)가 있다.
[사진] 테슬라, 온라인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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