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대만 사람들이 많은 감동을 받고 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대만 사람들이 한국에 감사를 표하고 있다. 특히 양궁 남자 단체전 이후에 그렇다.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은 대만 대표팀을 만나 마지막 라운드까지 접전을 펼친 끝에 금메달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양궁 최강국의 면목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비록 우리나라에 밀려 패했지만 최선을 다한 대만 선수들 또한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 네티즌들은 대만 선수들을 SNS에서 언급하며 그들의 투혼을 칭찬했다. 이로 인해서 트위터에는 실시간 트렌드에 '대만 선수들'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그러자 오히려 대만 사람들이 이에 대해 감동을 받기 시작했다. 어찌된 일일까?
이는 한 대만 네티즌의 트윗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는 "한국에서 '대만 선수들'이 실시간 트렌드에 올라갔다"라면서 "모두가 우리를 대만이라고 부르는 상황이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쯤이나 우리 스스로를 대만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라고 푸념했다. 이 트윗은 수천회 넘는 리트윗을 기록하며 대만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런 상황은 대만의 복잡한 역사와 관계가 있다. 과거 대만은 중화민국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대륙을 지배하던 국가였다. 이후 내전을 거쳐 국민당 정부가 대만으로 옮겼지만 국민당 정부가 중국을 대표하는 정부로 인정을 받아왔다. 그렇게 올림픽에서도 중국이라는 이름으로 출전했다.
하지만 상황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중국 대륙에서 공산당이 정권을 잡고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대만에 있는 국민당 정부의 영향력은 점차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 이후 중국을 대표하는 정부는 대만 정부가 아닌 중국 공산당 정부로 바뀌었다.
중국 공산당은 '하나의 중국'을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대만을 별개의 국가로 보지 않고 어떤 희생을 치러도 꼭 되찾아야 하는 미수복 영토로 간주하고 있다. 대만 정부를 정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중국은 대만 정부가 세계 무대에 등장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1981년부터 대만은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 스포츠 대회에 대만이라는 이름으로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대신 '차이니즈 타이페이'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따라서 대만 팀이 국제 경기에 참여하더라도 대만 국기나 국가를 사용할 수 없다.
대만 사람들은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차이니즈 타이페이'를 굉장히 굴욕적이라고 여기고 있다. 한때는 차이니즈 타이페이 대신 대만으로 올림픽에 나가자는 국민투표가 진행될 정도. 이런 상황에서 한국 사람들이 자신들을 대만으로 불러준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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