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굳이 쌀을 보내야 할까?
일부 시민단체와 종교단체가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 평화의 쌀을 보내자는 운동에 돌입했다. 최근 북한은 대북제재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들은 쌀 약 50만 톤을 북한에 보내자면서 이에 필요한 성금 3천억원을 모으는 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최근 주권자전국회의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등 10여 개 단체는 '한반도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평화의 쌀 나누기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이 단체는 민간 차원에서 북한에 쌀을 나눠주자는 목표로 설립된 것.
올해 북한은 50만 톤이 넘는 쌀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추진위원회는 이 부족분을 오는 11월까지 북한에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다만 이 중 10만 톤은 민족의 명절인 추석 전까지 전달하는 것을 추가적인 목표로 설정한 상황.
이렇게 많은 쌀을 보내기 위해서는 3천억원이라는 돈이 필요하다. 추진위원회 측은 범 국민 캠페인을 통해서 재계와 노동계를 비롯한 시민사회의 성금 모금과 한국 평화를 위한 펀드, 그리고 해외 동포의 참여 등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현재 남북한의 상황은 냉랭하다. 북한은 하반기 한미연합훈련 사전연습이 시작된 10일부터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을 활용한 통화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7일에 통신연락선을 복원했지만 불과 2주 만에 다시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게다가 한미연합훈련으로 인해 북한은 계속해서 날을 세우고 있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라면서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자멸적인 행동"이라고 하거나 "스스로를 더욱 엄중한 안보 위협에 직면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에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남한의 유화 제스처는 이어지고 있다. 민간 차원의 쌀 지원 논의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이런 지원에 힘을 싣는 발언을 했다. 그는 고려대에서 열린 2021 한국정치세계학술대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을 향해 대화 재개를 촉구하면서 일관된 지원을 강조했다.
이인영 장관은 "남북의 인도적 협력은 정치·군사·안보적 상황과 분리해 정치적 수요가 아니라 오로지 인도적 수요 따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라는 원칙을 재차 강조하면서 "평화뉴딜을 추진하려면 남북이 현재의 교착을 해소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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