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한 발언 논란'을 빚은 일본 화장품 브랜드 DHC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 DHC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지 약 20년 만이다.
DHC코리아는 1일 공식 홈페이지에 "좋은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 여러분들을 만족시키고자 노력했으나 아쉽게도 국내 영업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며 "갑작스러운 영업 종료 안내로 불편을 드리게 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DHC는 지난 2002년 4월 한국 법인을 세우고 한국 시장에 진출한 화장품 브랜드다. '딥클렌징 오일'이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하며 DHC코리아는 한때 연 1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하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지난 2019년 한·일갈등으로 인한 노재팬(일본산 불매운동)을 두고 일본 DHC 자회사인 'DHC 텔레비전'이 "한국은 원래 바로 뜨거워지고 바로 식는 나라"라는 혐한 발언이 담긴 유트브 콘텐츠 '도라노몬 뉴스'을 내보내며 논란이 촉발됐다.
이후에도 공식 홈페이지에 야마다 아키라 대표이사 명의로 "한국 언론에서 우리 프로그램을 비난하지만 사실에 근거한 정당한 비평"이라고 밝히며 논란을 이어갔다.
이후 한국법인 대표인 김무전 DHC코리아 대표는 "DHC텔레비전 출연진의 모든 발언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다"며 "물의를 일으킨 점은 깊이 사죄한다"고 밝혔지만 논란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후 DHC코리아는 한국 영업을 이어갔지만 올리브영 등 주요 오프라인 채널에서 퇴출 당하면서 실적 급감이 불가피했다. 결국 온라인 판매만으로 역부족이었던 DHC코리아는 오는 15일 '굿바일 세일'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한다.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산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3년 로레알 그룹에 인수된 일본 화장품 브랜드 '슈에무라'도 최근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립스틱·아이브로우 등 다양한 히트템으로 실적을 견인했지만, 노재팬 여파로 실적이 줄어들면서 브랜드 철수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 지난해 유니클로의 자매 브랜드로 알려진 'GU'(지유)도 첫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인지 1년 9개월여 만에 오프라인 사업을 모두 접었다. 지난해 2월 일본 초콜릿 브랜드인 '로이즈 초콜릿'도 한국 사업을 철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산 불매 운동 '노재팬' 여파로 브랜드 실적 위축이 불가피한 데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돼 한국 시장 철수가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방송 캡처, 온라인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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