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한민국 상위 12%입니다.’
1인당 25만원의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지급 신청이 지난 6일 시작된 가운데 대상에서 제외된 ‘상류층’ 일부가 반발하고 있다.
국민지원금은 올 6월 부과된 본인 부담 건강보험료 가구별 합산액(4인 가구의 경우 직장가입자 31만원, 지역가입자 35만원)을 기준으로 전 국민의 약 88%가 지급 대상으로, 여기에서 제외된 이들은 자연스럽게 ‘상위 12% 부유층’으로 공인을 받은 셈이 된다.
그런데 일부 탈락자들은 “왜 내가 상위 12%에 해당하는지 모르겠다”라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건강보험료 납부액이 기준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재산은 많지 않아도 근로소득이 일정한 맞벌이 부부 등이 지원을 못 받고 자산가들이 혜택을 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불만 때문이다.
대전시민 김모씨는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우리집이 대한민국 상위 12%란다. 몇 개월 전부터 나와 아내, 아들까지 돈을 벌게 되니 이런 영광을 누린다”며 “이번 추석에 조상님들 묘소를 찾아 자랑할 일이 생겼다. 상위 12%가 어디 쉬운 일인가”라며 자조적인 어조로 국민지원금 대상자 선정에 불만을 드러내는 글을 올렸다.
박모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외제차 끌고 다니고, 걸핏하면 해외여행 다니는 지인이 있는데 각종 정부 지원금은 다 타 먹는다. 속이 쓰리다”며 “재산이 나보다 훨씬 많은데도 급여가 적다고 온갖 혜택을 누린다”는 글을 적었다.
강모씨도 “은행 대출 갚느라 정신이 없고 집도 차도 없는 내가 상위 12%라니 너무나 어이가 없다”며 선정 기준에 이의를 제기했다.
국민지원금 대상자 선정에 불공정을 주장하는 이들 사이에선 ‘자부심상’이란 상장 형태의 온라인 게시물을 퍼나르고 있다. 상장 형태의 해당 게시물엔 ‘위 사람은 평소 돈을 많이 벌었기에 재난지원금 대신 자부심상을 드립니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처럼 국민지원금을 둘러싸고 크고 작은 논란이 일자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정책위의장(충남 천안을)은 “지역 건강보험료 계산 방식에서 이견이 제기됐을 때 최대한 포괄적으로 수용하겠다”며 “(이견이 있을 때) ‘되느냐, 안 되느냐, 네가 증명을 해라’ 이러다 보면 또 다른 분란의 씨가 된다. 최대한 (이견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행안부 관계자는 “건강보험료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고액의 자산을 보유한 경우(가구원의 지난해 재산세 과세표준 합계액 9억원 초과 또는 지난해 종합소득 신고분 금융소득 합계액 2000만원 초과)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며 “지원금 신청 기간은 10월 29일까지인데, 선정 결과에 이의가 있는 국민들을 위해선 11월 12일까지 이의 신청을 접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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