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사 10명 중 4명가량이 페미니즘에 대한 보복성 공격(백래시)을 겪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20대 여교사는 67%가 페미니즘 백래시를 경험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7월14∼23일 전국 유·초·중·고교 교사 1130명을 대상으로 '학교 내 페미니즘 백래시와 성희롱·성폭력에 대한 교사 설문조사'를 온라인으로 실시한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최근 3년간 '페미니즘 백래시'를 당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4.2%가 '있다'고 답했다. 여교사는 37.5%, 남교사도 19.6%가 페미니즘 백래시 피해를 입었다.
페미니즘 백래시 경험 중에는 '메갈, 페미냐고 조롱하듯 묻는 행위'가 17.4%로 가장 많았다(복수응답). '공식적인 자리에서 혐오표현 발언'을 들은 교사도 16.6%였다. 이어 '페미니스트 교사에 대한 비난과 공격' 12.8%, '성평등 수업에 대한 방해와 거부' 8.2%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20대 여교사는 66.7%가 페미니즘 백래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혐오 표현 발언을 들은 20대 여교사가 43.9%로 가장 많았다. '메갈'이나 '페미'냐는 질문을 받은 경우도 32.5%나 됐다.
피해 경험이 있는 교사에게 물었더니 백래시 행위자(복수응답)는 학생이 66.7%로 가장 많았고 동료 교사 40.4%로 뒤를 이었다. 이어 학교관리자 18.7%, 학생 보호자 8.1%, 교사를 제외한 교직원 6.1%, 지역주민 2.0%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성희롱·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교사는 37.3%였다. 여교사는 41.3%가 성희롱·성폭력 피해를 당했고, 남교사도 21.3%가 피해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피해 경험은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가 23.1%(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특정 성별 비하 발언' 15.9%, '음담패설' 13%, '특정 신체부위를 쳐다보는 행위' 4.3% 등이었다.
특히 연령이 낮은 여교사일수록 성희롱·성폭력 피해를 많이 당했다. 20~30대 여교사의 66.0%(20대 71.5%, 30대 64.6%)가 성희롱·성폭력을 당했다고 밝혔다. 가장 많은 피해 경험은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20대 56.1%, 30대 46.3%)로 조사됐다.
성희롱·성폭력 가해자는 25.2%가 학교관리자였다. 여교사는 동료교사(49.1%)보다 학생(55.8%)을 더 많이 꼽았다. 학교관리자는 24.7%였다. 남교사는 동료교사 62.0%, 학생 48.0%, 학교관리자 26.0% 순이었다.
하지만 페미니즘 백래시와 성희롱·성폭력 피해를 당하고도 각각 52.4%, 59.7%는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가장 큰 이유는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였다. 페미니즘 백래시 피해를 경험한 응답자의 57.9%, 성희롱·성폭력 피해자의 53.0%가 이렇게 답했다.
전교조는 "교육부는 학교 내 페미니즘 백래시와 성희롱·성폭력 실태에 경각심을 갖고 학교 구성원들의 성차별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즉각 시행하고 지속해서 점검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교육계는 여성혐오를 비롯한 차별과 혐오 문화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며 "2차 가해를 포함해 성폭력 가해자의 행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지위 고하를 막론해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픽사베이, 온라인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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