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이 설거지가 뭘까?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설거지론'이라는 것이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주로 디시인사이드나 에펨코리아 등 남초 커뮤니티에서 이에 대한 언급을 많이 한다. 설거지론을 담은 이야기들은 해당 커뮤니티에서 급속도로 퍼지면서 치열한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렇다면 설거지론이 무엇일까? 일종의 연애와 결혼에 관련된 이야기다. 연애 경험이 없거나 적지만 경제적으로 비교적 부유한 남성이 젊은 시절 여러 남성을 만난 여성과 결혼한다는 이야기다. 간단히 말해서 남이 먹었던 음식 그릇을 설거지한다는 뜻으로 '설거지론'이라는 명칭이 붙은 것.
여기에서 남성은 '설거지를 당한다'라고 표현되고 여성은 '설거지를 시킨다'라고 한다. 남성은 평균 이하의 외모에 젊은 시절 연애와는 거리가 멀다. 대신 이들은 사회적 지위와 풍족한 경제력을 얻기 위해 노력한 사람이다. 그리고 여성은 젊은 시절 수많은 남성들과 놀았다는 것.
물론 이와 비슷한 이야기는 과거에도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에 대한 이야기는 더욱 불이 붙었다. 설거지론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남성들은 이런 결혼관이 불평등하다고 주장한다. 자유분방하게 성적 관계를 맺어온 여성들이 사랑 대신 경제적인 풍족함을 누리기 위해 결혼을 선택한다는 것.
따라서 이들은 여성이 결혼 상대로 선택한 남성에게는 사랑과 도움을 주지 않고 그저 가족 부양의 책임만 떠넘긴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설거지를 당한 일부 기혼 남성을 겨냥해 '퐁퐁남'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고 있다. 아내에게 경제권을 빼앗겨 용돈을 받으며 살지만 가사노동에도 참여해야 하고 정작 부부 관계는 좋지 못한 사람을 가리킨다.
정작 당사자인 기혼 남성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러한 설거지론에 공감하면서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는 사람도 있지만 외모나 경제적 조건이 떨어져 결혼을 포기한 사람들이 열등감을 표출하거나 집단 히스테리를 일으키는 현상이라는 지적도 제법 있다.
이런 현상은 2030세대인 미혼 남성을 중심으로 성평등과 경제력 격차 심화 등이 맞물리면서 연애나 결혼에 대한 박탈감이 심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성별 갈등이 더욱 커지면서 이에 대한 반발감으로 인해 설거지론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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