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의 한 여고 학생이 쓴 위문편지가 논란이 된 가운데, 한 누리꾼이 중학생이었던 자신을 스토킹한 남성이 군대에 가서도 성적인 발언을 담은 편지를 줬다는 사연을 공개했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중생한테 군인이 보낸 편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위문편지 사건을 접하고 생각이 많아져 제가 중학생 때 군인한테 받은 편지를 공개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중학교 1학년 때 친구를 통해 우연히 한 남성을 알게 됐다고 밝힌 A씨는 "그가 나를 좋아한다면서 만나달라, 스킨십 허락해달라는 내용으로 괴롭히고 스토킹하다가 어느 순간 군대에 갔다"고 말했다.
A씨는 "중학교 2학년 시절에는 이 남성이 집 앞에 찾아와서 내가 나올 때까지 전화를 걸었고, 나갔더니 딸기 우유 5개와 빨간 편지를 주면서 가슴 키워오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잠깐 휴가를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A씨에게 건낸 빨간색 편지지에는 글씨가 빼곡했다. 편지에서 이 남성은 자신의 군 생활을 언급하며 극단적 선택을 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남성은 "너무 힘들어서 네 생각이 더 난다. 지갑에 네 사진 넣어 갖고 왔는데 그거라도 없었으면 극단적 선택했을 것 같다"며 "너는 오빠 생각 한 번도 안 했겠지? 지금까지는 네 생각하면서 겨우 참았는데, 이러다가 상병 계급장 달기 전에 극단적 선택할 것 같다"고 적었다.
이어 "너랑은 아무 사이도 아닌데 언제까지 네 생각을 하면서 참을 수 있을까?"라며 "훈련소에서 너무 힘들어서 아침에 XX도 안 섰다. 휴가 나가서 너랑 스킨십이라도 내가 마음대로 하게 해주면 그나마 버티기 쉬울 텐데 저번에 키스하는 거랑 엉덩이 만지는 것도 못 하게 했는데 그럴 리가 없겠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밖에 있을 때는 그나마 괜찮았는데 군대 안에서 있으니까 아예 여자 자체를 못 보잖아. 그러니까 진짜 미치겠다. 키스하고 싶고 스킨십하고 싶고. 훈련하면서 발은 다 까져서 피나고. 힘들다"라고 성희롱적 발언을 내뱉었다.
또 이 남성은 "네게 이 편지 주는 것도 언제 줄지 기약이 없지만 편지를 주고 바로 헤어질 것 같다"며 "어차피 네가 키스랑 스킨십 허락해 줄 것도 아닌데 얼굴 보고 있으면 더 힘들 거고, 혹시라도 남자친구 생겼으면 어떡하냐"고 적었다.
끝으로 남성은 "이 편지 보고 조금이라도 오빠가 극단적 선택 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 교복 입고 찍은 사진이랑 사복 원피스나 치마 입고 야하게 찍은 사진 보내줬으면 좋겠다"라며 "또 그거 보면서 한동안 버틸 수 있을 거다. 안 보내도 되는데 혹시나 하고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 편지를 읽고 경악했다고 호소한 A씨는 "당장에라도 찢고 싶었는데 언젠가 또 연락이 오거나 괴롭히면 증거로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안 버리고 지금까지 갖고 있었다"며 "그때의 제가 너무 어렸다. 부모님께 말도 못 하고 아무것도 못 한 게 아직까지 후회된다"고 털어놨다.
A씨는 "당시 스토킹 당할 때 미술학원 선생님께서 전화 대신 받아서 화내주시고 경고하는 등 도와주셨다"고 밝히면서 "편지를 증거로 몇 년간 가지고 있다가 이제야 세상에 꺼냈다. 조작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편지를 본 누리꾼들은 "이러면서 위문편지를 그냥 놔두는 게 말이 되냐", "oo여고 학생이 보낸 편지보다 이 편지가 더 역겹다", "미성년자를 왜 건드리냐", "중학생한테 쓴 편지 맞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분했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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