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정말 모든 사람에게 일어나는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호기심 중 하나는 '죽음 직전'이다. 죽기 직전 사람들이 어떤 일을 체험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가설이 있다. 갑자기 눈에 저승사자가 보인다거나 일종의 환각을 체험한다고도 전해진다. 일부 종교인들은 천국이 보인다는 이야기도 한다. 하지만 말 그대로 가설이다. 증명되지 않은 것.
가장 보편적인 의견 중 하나는 자신이 지나온 삶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죽기 직전에는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았는지 주마등처럼 스쳐 회고한다고. 그러나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었다. 체험한 사람에게 물어보기에는 이미 그 사람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 그런데 최근 이에 대한 단서가 등장했다.
미국 루이빌대 신경외과 연구지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22일 국제학술지 '노화 신경과학'에 주목할 만한 연구를 발표했다. 임종 직전 환자에게 어떤 반응이 나온지 알린 것. 이는 사람이 죽기 직전에 어떤 체험을 하게 되고 무엇을 겪게 되는지 제법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실 미국 루이빌대 신경외과 연구진 또한 이를 밝혀내기 위해 연구한 것은 아니었다. 속된 말로 뒷걸음 치다 소 잡은 격이다. 원래 해당 연구팀은 간질이라 불리는 뇌전증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었다. 당시 연구팀은 87세의 노인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 중이었다.
해당 연구팀은 해당 환자에게 연속 뇌파 검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때 문제가 생겼다. 환자에게 심장마비가 일어났고 이후 세상을 떠난 것.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뇌파 검사를 하고 있었기에 이들은 임종하기 직전에 뇌가 어떤 활동을 하는지 기록할 수 있었다.
루이빌대 신경외과 연구팀은 사망이 임박한 마지막 900초 중에서 심장박동이 멈춘 전후 30초 동안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뇌에서는 사망한 전후 마지막으로 굉장히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심장이 멈추기 전후 뇌에서는 감마 진동을 비롯해 알파, 베타 등 다양한 뇌파가 감지됐다. 이 뇌파는 뇌에 있는 신경세포가 활동하면서 발산하는 전파다. 특히 꿈을 꾸거나 기억을 회상하는 작업을 할 때 감마 뇌파를 포함해 다양한 유형의 뇌파가 나오는 것이 특성이다. 해당 환자의 뇌에서도 이렇게 기억을 떠올릴 때 등장하는 뇌파 패턴이 포착됐다.
따라서 사람이 사망하기 직전에는 지난 기억을 주마등처럼 스쳐가며 회상한다는 말이 과학적으로 일부 증명된 셈이다. 아즈말 젬마 루이빌대 신경외과 박사는 "뇌는 죽음과 가까워지는 순간 중요한 삶의 사건들에 마지막 기억을 재생하는 것일 수 있다"라면서 "사랑하는 사람이 삶을 마감하려고 할 때 그들의 뇌는 인생에서 경험한 멋진 순간을 재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것이 '정설'로 받아들이려면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 해당 연구팀 또한 이 연구 결과가 뇌 질환 환자의 것을 분석한 연구인 만큼 이를 전체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심장 박동이 멈춘 이후에도 30초 동안 뇌파 전달이 이어진 점을 예로 들면서 생명이 끝나는 순간에 대한 논의와 이해가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오펀 (www.ohfun.net)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ohfu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