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사태' 만큼이나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최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재개했다. 전장연에 따르면 이 시위는 5월 2일까지 계속될 예정. 이 때 기재부장관 내정자의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어 내정자가 장애인 권리예산에 대한 답을 줄 때까지 시위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전장연은 이미 출근길 시위를 하다가 한 차례 중단한 바 있다. 당시 전장연은 지난 3월 30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책임있는 답변을 요구하며 시위를 잠정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뚜렷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2일 만에 다시 시위를 재개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4월 20일까지 인수위에 공식적 답변을 요청했지만 없었다"며 "5월 2일 인사청문회에서 기재부 장관 내정자가 답변하기 전이라도 장애인 권리예산에 대한 답을 준다면 내일이라도 기다리겠다"라면서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정부 측의 신속한 답변을 촉구했다.
전장연은 주로 지하철 2호선과 3호선에서 출근 시간 대에 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이로 인해서 지하철의 열차 운행이 지연되면서 '지각 사태'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시민들은 전장연의 시위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출근길에 계속해서 지각 사태가 일어나는 것은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재개된 시위에 앞서서 한 시민은 전장연 박경석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 시민은 "왜 이렇게 강경하고 불법적인 행동으로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가"라고 강하게 따져 물으면서 "서울시민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지하철 역사가 아닌 국회나 집권 여당을 찾아가서 청원하라"고 비판했다.
이에 박경석 대표는 항의를 받은 이후 "출근길 시민들의 불편함에 대해서는 사과하고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라면서도 "불법 여부는 사법부에서 판단할 문제다. 우리는 지난 2001년부터 꾸준히 장애인 문제를 이야기해왔다"라고 해명함과 동시에 시민들의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출근길 뿐만 아니라 지하철 역사의 환경 훼손 문제에 대해서도 전장연은 사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시위 현장이었던 지하철 역사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공개되고 있다. 사진을 보면 지하철 내부와 역 벽면에 전장연 회원들이 붙인 스티커가 빼곡하다.
이 스티커에는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해 주십시오"나 "대한민국은 재정기획부 나라가 아니다", "하루 24시간 활동 지원 예산 보장하라"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특히 이 스티커의 접착력은 상당해 보인다. 누군가 제거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이지만 여전히 스티커 자국은 심하게 많이 남은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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