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장관 후보자에게 의혹이 제기됐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로 출장을 오면서 2천만원 가량의 여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출장은 제주도를 위한 것이 아니라 본인의 정치활동을 위해 진행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도민들이 낸 세금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한 것이라는 의혹이다.
최근 복수의 매체 보도에 따르면 원희룡 장관 후보자에게는 이러한 내용의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실이 제주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업무추진비와 여비 지출결의서 내역에 따른 것이다. 이 내역은 원희룡 후보자가 제주도지사로 재직하던 2020년 1월부터 2021년 8월까지의 내용이다.
이 문서에는 원희룡 후보자가 도비로 돌려받은 국내출장이 총 73건인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 중에 한 차례를 제외하고 서울이 행선지거나 경유지였다. 약 1년 8개월의 기간 동안 제주도를 비운 기간은 최소 150일로 추산된다. 단순 계산하면 약 나흘에 한 번 꼴로 서울에서 체류한 것.
이렇게 잦은 출장으로 인해 원희룡 후보자는 출장비를 도비로 돌려받았다. 원희룡 후보자가 이 기간 동안 받은 국내 여비는 모두 2,152만원. 일비 141만원을 포함해 식비 114만원, 숙박비 831만원, 교통비 1,064만원 등이다. 특히 숙박의 경우 전액 여의도 국회 앞에 위치한 호텔에 썼다.
서울 출장 가운데는 제주도 일과 무관한 일정이 상당수 있었다. 원희룡 후보자는 2020년 6월 9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첫 강연자로 참석했다. 이 포럼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여 만든 연구단체다. 당시 이 강연은 대선주자들이 릴레이로 초청됐다. 원희룡 후보자는 이 강연에서 "보수는 우리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유전자"라면서 "진보의 아류가 되면 영원한 2등이고 영원히 집권할 수 없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2020년 10월에는 MBN의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했다. 이 자리에서 원희룡 후보자는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경선을 이길 수 있는 준비를 지금 1단계로 자체 정비를 많이 하고 있다"라면서 "가급적 10월이나 11월에 좀 더 구체화하고 손에 잡히는 부분들로 국민들에게 제시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라고 밝혔다. 이 출장으로 원희룡 후보자는 26만 5,300원의 여비를 받았다.
같은 달에는 국민의힘 원외모임인 '더 좋은 세상 포럼'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 포럼은 공무원 의전 수행으로 논란이 됐던 '마포 포럼'이라고도 불린다. 원희룡 후보자는 이 세미나에 참석해 대권 도전 의사를 드러냈다. 당시 원희룡 후보자는 연가를 쓰고 참석했지만 서울본부 소속 공무원 2명이 원희룡 후보자를 수행해 감사원의 경고 조처를 받기도 했다. 여기에도 31만 1,600원을 수령했다.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은 "원희룡 후보자의 재임시 도정 사유화 의혹이 업무추진비와 여비 내역을 통해 제기되고 있다"라면서 "도민 세금으로 자기 정치를 했다는 논란도 많은 만큼 사적 유용이 없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아직까지 원희룡 후보자의 해명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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