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분유 대란'이 일어날 줄 몰랐다.
우리나라 네티즌이 농담 삼아 '천조국'이라 불리는 미국이 분유 대란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생각보다 상황이 제법 심각한 모양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분유 공수 작전'까지 펼치면서 미국의 영유아들이 먹을 수 있는 분유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분유가 부족해진 원인은 두 가지로 꼽는다. 먼저 코로나19다. 다른 제품도 그런 것처럼 분유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공급 부족이 심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래도 미국이다. 코로나19로 인해서 분유의 공급이 부족해진다는 것은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사건이 더 있었다.
얼마 전 미국의 업체인 애벗 래버러토리스는 심각한 문제를 맞이했다. 애벗은 미국에서 가장 많은 물량의 분유를 생산하는 곳. 그런데 이곳의 미시간 공장에서 생산된 분유 제품이 박테리아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애벗의 미시간 공장은 일시적으로 폐쇄가 됐고 분유 공급 부족 사태는 더욱 심화됐다.
미국 현지에서는 '최악의 유아용 분유 부족 사태'라고 표현하기까지 한다. 그러자 조 바이든 행정부 또한 긴급하게 발을 벗고 나섰다. 미국 정부는 해외에서 분유를 긴급 공수하기 시작했다. 일단 미국은 독일에서 약 3만 1,800kg 가량의 네슬레 분유를 첫 물량으로 도입해 시중에 풀 예정이다.
특히 이 분유는 우유 단백질에 대해 과민증이 있는 유아에게도 먹일 수 있는 의료용 저자극성 특수 분유 제품이다. 미국 농무장관 또한 "이번 분유 수송분은 중대한 의료용 목적을 수행한다"라면서 "특별한 분유가 필요한 아기들의 수요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에 수송된 분유는 약 9천명의 영아와 1만 8천명 가량의 유아를 1주일 동안 먹일 수 있는 분량이다. 여기에 네슬레의 자회사인 미국 유아식품 회사 '거버'의 분유 제품도 배포해 사태를 안정시키려고 한다. 이 둘의 분량을 합치면 분유병 150만 개를 채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흥미로운 것은 이 분유를 가져오기 위해 미국 정부가 군용기까지 동원했다는 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분유를 공수할 상업용 항공기를 확보하지 못하자 군용기를 동원하도록 했다. 그만큼 상황이 급박한 것. 백악관 대변인은 한국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일본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정부가 개입해 2주가 걸리는 분유 공수를 사흘로 단축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의 분유 대란은 약 한 달 가량을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장이 폐쇄됐던 애벗이 미국 식품의약국과 생산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상황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애벗의 CEO 말에 따르면 6월 첫째주부터 안전하게 공장을 재가동해 시중에 제품이 나올 때까지는 6~8주가 소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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