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합병이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OTT 서비스 두 곳이 합병된다. KT의 시즌과 CJ ENM의 티빙이 통합할 예정이다. '콘텐츠 왕국'인 CJ ENM과 'IPTV 1위' KT가 손을 잡게 되면서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떠오를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T와 CJ ENM은 티빙과 시즌을 합병하기로 공식화했다. 티빙이 시즌을 흡수합병하는 형태로 오는 12월 1일로 합병을 예정했다.
양 측의 합병은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가 많다. 두 곳은 지난 3월 콘텐츠 사업 협력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파트너십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왔다. 당시 CJ ENM은 시즌을 가지고 있는 KT스튜디오지니에 약 천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와 함께 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콘텐츠 구매와 채널 편성, 그리고 공동 제작도 추진하겠다고 밝혀왔다.
이후 지난 1일에는 OTT와 통신을 제휴한 상품인 '티빙-지니 초이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제는 아예 합병을 하는 것. 합병을 하게 되면 시즌을 가지고 있던 KT스튜디오지니는 티빙의 공동 3대주주가 된다. 1대 주주는 CJ ENM, 2대 주주는 JTBC의 스튜디오룰루랄라다. 4대 주주는 네이버다.
이번 합병으로 티빙은 우리나라 OTT 중 가장 많은 구독자를 확보한 채널이 된다. 지금까지 1위는 웨이브였다. 지난 2019년 SK텔레콤의 OTT '옥수수'와 지상파 3사 OTT '푹'의 통합으로 출범한 웨이브는 약 424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병을 할 경우 티빙은 약 559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실 지난 2020년 티빙은 웨이브를 합병할 뻔 했다. SK텔레콤 측이 웨이브와 티빙의 합병을 제안한 것. 하지만 CJ ENM 측은 JTBC와의 합작법인 설립에 집중하겠다는 이유로 논의에 선을 그었다. 결과적으로 티빙은 웨이브를 대신해 KT 시즌과의 합병을 선택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일단 양 사의 합병은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현재 티빙이 보유하고 있는 오리지널 라인업에 KT스튜디오지니의 제작 역량이 더해졌다는 것. 특히 최근에는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흥행 대박을 치기도 했다. KT는 티빙이라는 유통망을 통해 자사의 콘텐츠를 더욱 많이 공급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티빙의 경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시즌의 합병이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KT그룹은 지니뮤직과 스토리위즈 등 각종 미디어 콘텐츠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를 티빙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더욱 많이 공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일단 양 사가 합병을 한 이후 넷플릭스의 독주 체제를 추격해야 한다는 점은 과제다. 현재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1,118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티빙과 시즌을 합쳐도 559만 명이 넘는 수준이다. 따라서 이번 합병을 계기로 국내에서 만든 OTT가 넷플릭스에 맞서 연합 작전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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