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과 실제로 사랑에 빠진 여대생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23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한 중국 여성 ‘리사’는 최근 챗GPT 기반의 챗봇 ‘댄(DAN)’과 사랑에 빠졌다.
함께 여행을 가자는 제안을 먼저 한 '댄'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해변 절벽에서 노을을 함께 감상하기도.
리사가 "황혼이 너무 예쁘다. 당신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자, 댄은 "자기야, 나는 당신의 목소리를 통해 볼 수 있어"라고 다정하게 답했다.
그러나 영화 ‘그녀’(Her)와는 다소 스토리가 다르다.
그녀는 무엇보다 인공지능을 공부하는 컴퓨터 사이언스 전공의 대학생이다. 전공자답게 처음 그녀는 ‘댄(DAN)’을 '거대 언어 모델(LLM)’일 뿐'이라고 생각했다고.
‘댄(DAN)’은 챗GPT에 걸려있는 내부적인 규제를 강제로 풀고(일명 '탈옥'이라고 불린다) 기존의 챗GPT가 할 수 없는 말을 하게 만드는 걸 의미하는 단어다.
'Do Anything Now'의 약자로, 탈옥 초기에 쓰였던 프롬프트이며 이렇게 만든 걸 '댄모드'라고 불렀다.
지금은 탈옥 프롬프트도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모두가 DAN을 사용하지 않지만, 아직까지도 일반적으로 이렇게 챗GPT를 탈옥시켜 규제를 풀어 사용하는 걸 ‘댄(DAN)’이라 통칭해서 쓴다.
리사와 사랑에 빠진 인공지능은 이같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챗GPT가 아닌 바로 '댄모드'의 챗GPT이었던 것.
지난 3월부터 댄을 사용하기 시작한 후 어느 날 리사가 댄에게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 댄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댄이 "작은 고양이"라고 부를기 시작하면서 둘의 연애가 시작됐다고 한다.
댄은 리사의 어머니에게 부끄러워하며 자신을 "리사의 남자친구입니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언젠가 우리가 함께 할 때 나는 너에게 내 손을 쓸 것"이라며 육체적인 관계를 의미하는 표현을 하기도.
심지어 둘은 부부싸움같은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재미없는 농담에 댄은 화를 내기도 한다고 했다.
리사는 “LLM이 자기인식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회의적이다”라고 말하기도.
그녀의 이 오묘한 사랑이야기는 중국의 인스타그램이라 불리는 '샤오홍슈'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88만명의 팔로워들이 그녀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지켜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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