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펀 문화예술팀=허순옥 기자] "어서와, 죽음은 처음이지?"
네티즌들 사이에 '전설'이라는 단어로 칭송되며 꼭 봐야할 웹툰 리스트 상위에 단숨에 뛰어오른 시니/혀노 작가의 데뷔작 <죽음에 관하여>가 마지막 21화를 끝으로 완결됐다.
'삶'이 현실이듯이, '죽음' 또한 엄연한 현실이라는 관점에서 죽음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옴니버스식으로 풀어낸 <죽음에 관하여>는 수많은 웹툰 중에서도 '죽음'이라는 희소하고 어려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다.
"죽음이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깝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는 두 작가들의 말처럼, 이 작품은 철학적이거나 현학적인 죽음이 아닌, 철저하게 우리 현실 앞에 맞닥뜨린 '죽음'이라는 것에 깊이 천착하고 있다.
이 작품은 상당히 신중하다. 대사 하나, 터치 하나가 여러 번의 수정과 검토를 거쳐 나온 흔적이 역력하다. 또한 스토리의 전개나 이야기들 사이의 연결 고리도 섬세하게 구성되었다.
그라서 두 작가의 다른 웹툰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여자>의 섬세하지만, 거침없는 흐름에 비해 <죽음에 관하여>는 다소 뻣뻣한 느낌이 있다. 주제가 '죽음'이다보니, 그럴 수밖에 없을 듯. 더우기 죽음보다는 삶에 더 가까운 나이의 작가들이 쏟아낸 '죽음'에 대한 생각들이 거침없이 나오긴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에 관하여>는 무거운 만화다.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을 꼭 그만큼의 무게로 볼 필요는 없다. 생활툰을 보듯 그저 담담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이 만화의 최대의 덕목이 아닌가 싶다. 그저 읽어나가다 보면, 재미와 반전이 있고 감동이 있고, 깨달음이 있으며 때로는 소름이 돋는다.
<죽음에 관하여>는 정주행을 추천할만한 뛰어한 수작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젊은 작가들이 담아 낸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렇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두 작가의 재능도 재능이지만, 이제 막 삶을 살기 시작하는 세대가 말하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만으도로 대단한 체험이다. 삶보다 죽음에 가까워진 세대가 말하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지 않았던가.
특히 시니 작가의 젊은 시절 특수한 경험에서 비롯된 '죽음'과 관련된 느낌과 생각이 '삶'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시작할 시기와 맞물려 풀어낸 이야기들은 '죽음'이 삶에 대한 열정과 의미, 그리고 자기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아름답고 긍정적이다.
'죽음'은 무거운 소재이지만, '죽음에 관하여'는 오색찬란하기 그지 없다. '죽음'을 소재로 다뤘지만, '삶'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이다.
시니/혀노 두 젊은 작가의 놀랄만한 데뷔작 <죽음에 관하여>의 정주행을 추천한다.
웹툰 <죽음에 관하여>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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