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볼레로: 불멸의 선율>이 4월 30일 개봉했다. 모리스 라벨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이 작품은 1928년 파리를 배경으로 천재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삶과 예술 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연출은 <코코 샤넬>을 연출한 안느 퐁텐이 맡았으며, 각본은 안느 퐁텐과 클레르 바레, 피에르 트레비딕이 공동 집필했다. 출연진으로는 라파엘 페르소나즈, 도리아 틸리에, 잔느 발리바, 엠마뉴엘 드보스 등이 참여했다. 수입과 배급은 찬란이 담당하며 소지섭과 소속사 51k가 공동 제공에 나섰다.
영화는 ‘볼레로’를 비롯해 ‘그로테스크한 세레나데’, ‘죽은 왕녀를 파반느’, ‘밤의 가스파르’, ‘어미 거위 모음곡’ 등 라벨의 대표작들을 화면과 음악으로 선보인다. 특히 클래식 팬들의 관심을 끌 만한 명장면 세 가지를 공개했다.
첫 번째 명장면은 당시 최고의 무용수였던 이다 루빈슈타인의 무대를 둘러싼 갈등이다. 루빈슈타인은 ‘볼레로’ 의뢰인으로서 새로운 발레 안무와 의상을 선보였으나, 이는 라벨이 의도한 절제된 반복 구조와 점진적 고조에서 크게 벗어난 연출이었다. 정교하고 세심한 작곡가였던 라벨은 단 2주 만에 곡을 완성했으나 루빈슈타인의 파격적인 해석에 깊은 당혹감을 느꼈다. 창작자와 해석자 사이의 긴장감 넘치는 대립 장면이다.
두 번째 명장면에서는 라벨과 그의 유일한 사랑 미시아 세르와의 관계가 그려진다. 미시아는 예술계 후원자로서 라벨에게 영감을 주었으나 두 사람 사이는 친구 이상의 감정을 넘지 않았다. 영화 속 미시아가 키스를 청하자 라벨은 “나는 차라리 음악을 주고 싶어요”라고 답한다. 이 대사는 그의 인간적 고뇌와 예술가로서 신념을 보여준다.
세 번째 명장면에서는 음악 평론가 피에르 랄로가 등장한다. 그는 처음에는 “기술은 뛰어나지만 감정이 없다”며 드뷔시와 비교하며 비판했으나 볼레로 초연 무대를 접한 뒤 “당신에게선 결코 볼 수 없던 에로틱함이 느껴졌다”며 입장을 바꾼다. 프랑스 유명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타로가 평론가 역을 맡아 클래식 팬들의 눈길을 끈다.
영화는 로마 대상 수상 실패, 전쟁의 상처, 어머니 죽음 등 여러 시련 속에서도 창작에 몰두했던 라벨의 치열한 삶과 예술혼을 다룬다. 또한 발레 음악 의뢰 과정부터 걸작 ‘볼레로’ 탄생까지 그의 내면 여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러닝타임은 120분이며 관람 등급은 12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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