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 전쟁’ 김현주가 ‘연미주 독살’의 범인으로 몰리자 섬뜩한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이덕화를 감쪽같이 속이는데 성공했다.
지난 27일 방송된 JTBC 주말연속극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이하 꽃들의 전쟁/극본 정하연/연출 노종찬/제작 드라마하우스) 11회 분에서는 얌전(김현주)이 이상궁(연미주)에게 독약을 먹였다는 인조(이덕화)의 의심을 받고, 입궐 이래 최대의 위기에 처했지만 ‘거짓 눈물 연기’로 모면하는 장면이 담겨졌다. 거짓 눈물과 독기 서린 웃음으로 단단히 무장한 얌전의 주도면밀한 ‘악녀 본색’이 안방극장을 소름끼치게 만들었다.
극중 이상궁에게 독이 든 과자를 먹여 뱃속 아기를 독살하려는 계획을 세운 얌전은 의심을 피하기 위해 자신 역시 독이 든 과자를 먹었던 상황. 하지만 얌전이 이상궁 보다 먼저 독에 중독돼 쓰러지며 사경을 헤매는 위독한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그러나 얌전은 이 소식을 듣고 달려온 이형익(손병호)이 해독 침을 놓으려하자, 이상궁이 쓰러지기 전까지는 절대 치료를 받을 수 없다며 완강히 거부했다. 어의들이 이상궁이 독에 중독됐음을 밝힐 그때, 자신도 중독이 돼있어야 이상궁 살해 의심을 피할 수 있기 때문. 얌전은 고통에 겨워 땀을 비 오듯 억수같이 흘리면서도 두 눈을 부릅뜨고 아픔을 참는 독종 면모를 선보였다.
마침내 얌전의 계획대로 이상궁은 유산을 하게 됐고, 이 소식을 전해들은 인조는 격노하며 대전 어의를 문책한 끝에 이상궁이 중독 때문에 유산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상궁의 내인 애향이 얌전의 짓이라 고해바치자, 인조는 얌전의 처소로 달려와 “니 짓이렷다. 니가 아니면 누가 이숙원에게 독약을 먹였겠느냐”고 추궁했다.
하지만 얌전은 ‘조선 최고의 악녀’다운 기지를 발휘, “아가야. 그 독을 마시고도 죽지 않고 살더니 결국은 에미와 함께 죽나보다”며 능청스럽게 자신도 독을 마셨다는 사실을 알리고는 발뺌에 나섰다. 그리고 인조가 의심을 풀고 진범을 색출해내려고 하자, 눈물까지 흘리며 인조에게 “한낱 어리석은 여인들의 투기”라고 이 일을 덮어두고 싶어 하는 척하면서 자연스레 인조가 중전(고원희)을 의심하도록 만들었다. 급기야 중전을 향한 인조의 의심이 확신으로 굳어지자, 얌전은 인조를 품에 안겨 울면서 생긋 웃어 보이기까지 하는 소름끼치는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가하면 이날 방송에서는 인조가 위엄을 잃은 군주의 서러움을 폭발시키며 피를 토하듯 대성통곡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인조가 자신을 도와주지 않고 오랑캐의 풍습만을 따르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는 아들과 며느리에 대한 서운함과 자신들만 옳다고 우겨대는 대신들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며 울음을 터트렸던 것. 인조는 “대체 내 가슴에 응어리진 이 울분을 속 시원히 풀어줄 자가 누구란 말이냐”고 신음을 내지르며 가슴을 쥐어뜯었다. 이에 인조의 오른팔 대전 내관 김인(우현) 역시 인조의 처참한 모습에 덩달아 울먹여 슬픔을 배가 시켰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김현주, 진짜 악녀 돋는다”, “오늘 정말 재밌다. 정치와 암투가 적절해!”, “반가운 드라마다. 최근 궁중 암투를 그린 사극이 많이 줄었는데, 그런 면에서 정하연 작가는 베테랑 중에 베테랑이다. 여성심리전을 디테일하게 잘 쓰심” 등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한편, 11회분 엔딩에서는 중전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중궁전에서 쫓겨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담겨졌다. 얌전의 음모에 깜빡 속아 넘어간 인조가 중전을 별궁에 유폐시키라는 어명을 내렸던 것. 얌전은 이를 멀리서 지켜보며 “너무 서러워 마시지요. 그 자리는 내 자립니다, 중전마마”라는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서슬 퍼런 웃음을 지어 보였다. 반드시 아들을 낳겠다는 일념 하에 제대로 독을 품을 얌전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전개해 나갈지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JTBC 주말연속극 ‘꽃들의 전쟁’은 12회는 오는 28일(오늘) 일요일 오후 8시 4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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