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전하께서 내 눈에서 피눈물이 나게 만드시는 겁니까?”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 송선미가 이덕화에게 아들 석철을 빼앗기고 ‘분노의 통곡’을 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JTBC 주말연속극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이하 꽃들의 전쟁/극본 정하연/연출 노종찬/제작 드라마하우스) 9회 분에서는 강빈(송선미)이 인조(이덕화)에게 원손 석철을 강제로 빼앗긴 후 처절한 오열을 쏟아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또 다시 아들과 생이별을 겪어야 만하는 냉혹한 현실에 주저앉아 울음을 토해내는 강빈의 애달픈 모정이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극중 강빈은 새 중전(고원희)에게 인사를 드리기 위해 소현세자(정성운)를 대신해 잠시 고국으로 돌아온 상황. 젖먹이였던 아들을 남겨두고 청으로 떠났던 강빈은 아들을 한시 바삐 만나고 싶은 마음에 말을 타고 달려왔지만, 인조는 그런 며느리가 오랑캐의 풍습을 따르고 있다고 역정을 내며 문전박대했다. 대궐문을 모두 걸어 잠그라 불호령을 내리고, 강빈의 얼굴을 보지 않겠다는 완강한 태도를 보였던 것. 하지만 강빈 역시 물러서지 않고, “내 아들을 만나기 전엔 여기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 한다”며 굳게 닫힌 문 앞에서 버티기 시작했다.
마침내 날이 저물어 가서야 대궐문이 열렸고, 강빈은 그토록 그리워하던 석철과 마주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석철을 한시도 품에서 놓지 않으며 모자지간의 정을 나눴던 강빈은 “다시는 떨어져 살지 않을 겁니다. 무슨 일이 있어두”라며 석철을 심양으로 데리고 가 직접 키우겠다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인조에게 석철을 맡기고 떠날 수는 없었기 때문. 하지만 강빈의 결심을 전해 들은 인조는 “정신이 나갔다”며 역정을 냈고, 결국 내관들에게 석철을 강제로 빼앗아 오도록 시켰다. 어쩔 수 없이 석철을 내주게된 강빈은 주저앉아 인조에 대한 원망과 설움이 서린 한바탕 절규를 쏟아냈다.
결국 심양으로 떠나기 전, 마음을 다잡은 강빈이 대전 앞에서 무릎까지 꿇으며 석철을 한 번만 보게 해달라고 애원했던 상황. 그러나 인조는 멀리서 석철을 보게 했을 뿐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게 하는 매정한 모습을 보였다. 강빈은 그런 시아버지의 모습에 미련없이 돌아섰고, 가마를 타고 돌아가면서 홀로 눈물이 서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무엇보다 강빈은 석철을 청으로 데려가는 것을 반대하는 아버지 강석기에게 “청이 조선의 상국입니다. 그렇게 만든 건 시아버님이세요. 내 간과 쓸개를 다 내주는 한이 있어도 청국이 황실을 움직여 저하와 세손이 이 나라 종묘사직을 잇게 만들 겁니다”라는 폭탄 발언을 했던 상황.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진 인조와 강빈 사이에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런가하면 김현주는 소름 돋는 웃음 연기로 진정한 ‘악녀 포스’를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남혁(전태수)의 노모에게 수모를 당하고, 남혁의 죽음을 사주한 일 등 과거를 하나하나 곱씹으며 자조하듯 웃음을 토해냈던 것. 얌전(김현주)은 “죽기로 작정을 한다면 세상에 못 오를 산이 어디 있겠습니까. 안 그렇습니까, 서방님”이라는 살벌한 말을 내뱉으며 비정한 웃음을 지어 시청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또한 자신이 아들을 낳지 못했을 시를 대비해 아이를 바꿔치기할 계획을 세우는가 하면, 남혁 노모를 제거하기로 마음먹는 등 자신의 야망을 위해 검은 음모를 꾸미는 독한 면모를 드러내 관심을 집중시켰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강빈이 아들과 헤어진 후 통곡하는 소리에 저도 울컥하더이다아들이랑 겨우 다시 만났는데 또다시 이별이라니 넘 슬퍼요.”, “재밌어서 그런가? 오늘은 굉장히 빨리 끝나는 느낌이야. 강빈, 중전, 얌전이, 인조 모두 캐릭터도 확실하고 넘 재밌다!”, “김현주 진짜 얌전이 같아. 독하게, 깊이 있게, 그러면서 얄밉게 연기를 정말루!! 잘한다”, “모두 연기력이 물 오른 것 같아요. 정말 좋은 드라마 만들려고 모두가 수고가 많아요” 등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한편 9회 분에서는 앞으로 처절한 ‘핏빛 전쟁’을 펼칠 김현주, 송선미, 고원희의 첫 만남이 담겨졌다. 중전(고원희)에게 잘 보이려는 얌전이 인조의 명령으로 빈궁전에 갇혀 있는 강빈과 중전의 만남을 적극 주선했던 것. 얌전은 두 사람이 담소를 나눌 수 있도록 자리를 피해줬고, 중전과 마주한 강빈은 “내명부를 엄하게 다스리셔야 한다”며 단단히 일렀다. 짧지만 임팩트 있는 만남을 가진 세 사람 사이에 미묘한 긴장감이 형성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JTBC 주말연속극 ‘꽃들의 전쟁’은 10회는 오는 21일(오늘) 일요일 오후 8시 4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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