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예선 대한민국과 러시아의 1차전에서 이근호가 통쾌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기록, 대한민국에게 천금같은 승점 1점을 선사했다.
이근호의 현재 소속은 상주 상무. 그의 신분은 군인이다. 국방부 소속 병장인 이근호의 월급은 149,000원. 계급별, 복무 기간별로 월급이 차등 지급되는 것을 고려했을 때 그의 연봉은 약 100만원 안팎이라고 볼 수 있다. 네티즌들은 “역대 최저 연봉 득점자”라며 ‘저비용 고효율’의 활약을 보여준 이근호의 모습을 칭찬하고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이근호는 ‘역대 최저 연봉 득점자’가 아니다. 전세계에서 역대 최저 연봉 득점자를 따지려면 물가 상승률, 아마추어와 프로 구분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한국의 월드컵 역사만 보더라도 이근호보다 적은 연봉을 받고 골을 기록했던 선수가 존재한다.
그 주인공은 바로 현재 수원 블루윙즈의 감독인 서정원. 한국의 스타 플레이어 중 하나였던 그는 1992년 LG 치타스에 입단한 후, 1994년 4월 입대한다. 상무 소속이었던 그는 그 해 미국에서 열렸던 94년 월드컵에 참가해 스페인전에서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트린다.
그가 동점골을 기록했을 때 계급은 일병. 현재 병장인 이근호보다 아래다. 적어도 대한민국의 월드컵 역사에서 ‘최저 연봉 득점자’는 이근호가 아닌 서정원인 것이다. 만일 이근호가 조금 더 늦게 입대했다면 아마 역사는 바뀌었을 지도 모르는 법이다.
‘징병제’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선수들의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창설된 국군체육부대(상무). 과거 실업리그, 2군리그 등을 거쳐 현재는 K리그 클래식에서 뛰고 있는 이 팀은 때로 존폐 논란에 휩싸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의 주요 선수들이 꾸준히 운동할 수 있다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 순기능을 부인할 수는 없을듯 하다. 상무의 존재는 결국 러시아전 이근호의 득점을 만들어낸 자양분이 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이근호 ⓒ 대한민국 육군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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