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와 친해지려 '포켓몬고'를 시작한 할아버지가 길거리에서 총을 맞고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안타까움을 불렀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폭스13은 한 중국계 할아버지가 포켓몬고를 하다가 테러범으로 오해받아 총을 맞고 사망한 사건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의 희생자는 미국 버지니아 주에 사는 중국계 이민자 첸(Chen, 60).
첸은 중국 식당에서 일하며 가족들에게 생활비를 보내는 기러기 할아버지다. 그는 가족을 위해 홀로 미국에 이민 와 돈을 벌어왔다.
말도 통하지 않는 타지에서 매일 고된 노동을 하고도 그에게 희망은 있었다. 조금만 더 돈을 모으면 가족들 모두 미국으로 이민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첸은 특히 사랑하는 손자와 함께 시간을 보낼 생각으로 무척 설렜고 손자와 더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포켓몬 고'를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달 26일 목요일 밤 10시 30분경 첸은 포켓몬이 자주 출몰한다는 클럽하우스 앞에 갔다.
당시 현장에는 2명의 보안 경비원이 있었는데 이들은 거리를 이리저리 배회하는 첸을 수상하게 여기고 심문을 시작했다.
하지만 영어가 서툴렀던 첸은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첸의 유가족이 한 말에 따르면 첸은 "미안(Sorry)", "안녕(Bye)"와 같은 기초적인 영어만 알았다고 한다.
우물쭈물하는 첸을 테러범이라고 판단한 보안 요원은 그에게 총을 쐈고 결국 첸은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사건을 담당한 변호사 그레그 샌들러(Greg Sandler)는 "사후 부검 결과 첸은 5발의 총알을 맞고 사망했다"며 "아이러니하게도 첸은 보안 요원이 보호해야하는 지역주민이었다. 아무리 수상하다 해도 현장에서 5발이나 쏜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 누리꾼들은 "너무 마음이 아프다", "손자와 친하게 지내려 애쓰던 할아버지가 왜 죽어야하냐"며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그는 현명하고 배려심 깊은 가장이었다"며 "가족을 위해 희생만 했다"고 말해 눈물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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