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죽은 사람의 지문을 갖다 대 휴대폰 지문인식 잠금을 풀 수 있을까.
미국 플로리다 주의 경찰관들이 숨진 사람의 지문으로 잠긴 휴대전화를 열려고 했다가 결국 실패했다.
23일(현지시간) 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와 탬파베이 타임스에 따르면 플로리다 라고(Largo) 경찰서 소속 경관 두 명이 최근 한 장례식장을 찾았다.
지난 3월 말 총에 맞아 숨진 남성 리누스 필립(Linus F. Phillip, 30)의 지문으로 잠겨 있는 그의 휴대전화를 열어보려 한 것이다.
마약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필립은 경찰차를 치고 도주하다 경관에 의해 사살된 용의자다.
수사를 위해 필립이 쓰던 휴대전화를 열어보려던 경관들은 유족에게 양해를 구한 뒤 '섬뜩한 임무'를 수행했다.
이들은 시신 손가락을 휴대전화 지문 인식 센서에 여러 번 갖다 댔지만 휴대전화는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런 시도가 무의미하다는 게 기술적으로는 이미 입증돼 있었다.
2016년 말에도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숨진 용의자의 손가락을 아이폰을 갖다 댔지만 전화기는 반응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터치ID를 사용하는 대다수 모바일 기기 제조사들이 손가락에 흐르는 미세한 전기장 반응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죽은 사람의 지문에는 반응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범죄 수사를 위해 시신 지문을 끌어다 쓰는 게 과연 온당하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사망한 용의자의 약혼녀는 "경관들의 행동에 모욕감을 느끼고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경찰은 "휴대전화에 마약 거래의 단서가 있을 것으로 보고 암호 해제를 시도했다"며 "유가족들은 이 절차에 동의했다"고 해명했다.
[사진] 픽사베이, 온라인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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