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닉 V'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국도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합리적이란 지적이다.
한국은 러시아 스푸트닉 V 백신을 위탁생산하지만 아직 수입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 러시아 백신 효능 92% : 러시아 백신은 효능이 92%에 달하고, 부작용도 거의 없으며, 냉동보관이 필요 없어 유통에 매우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 아니라 값도 한번 접종에 10달러(1만1000원) 정도로 저렴하다.
뉴스1에 따르면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 백신의 효능이 국제 의학저널 '랜싯'에 실렸고, 동료 검토를 통해 이 같이 증명됐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푸트닉 V를 개발한 가말리아 연구소의 데니스 로구노프 부소장은 "이번 결과는 자원봉사자 1만9866명(25%는 위약 투여자)를 대상으로 한 자료를 토대로 산출됐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임상 개시 이후 코로나19 증상이 보고된 사례는 스푸트닉 V 백신을 접종한 사람 가운데 16건, 위약군에서는 62건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21일 간격으로 2차례 투여된 스푸트닉 V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91.6%의 효과를 보인다는 것을 입증한다.
◇ 화이자 모더나 백신에 이어 또 다른 무기 확보 : 전문가들은 전세계는 화이자, 모더나에 이어 ‘스푸트닉 V’라는 코로나19와 싸울 또 하나의 효과적인 무기를 얻게 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폴리 로이 런던 위생 열대의학 대학원 교수는 "스푸트닉 V 백신 개발은 급박하고, 부실하고, 임상의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이번에 보고된 임상 결과는 분명하고, 예방 접종의 과학적 원리도 증명됐다"고 평가했다.

◇ 냉동보관 필요 없어 유통 용이 : 스푸트닉 V 백신은 각각 10 달러(1만1000원)가 드는 2 회 접종이 필요하다. 스푸트닉 백신은 특히 냉동보관이 필요하지 않아 유통에 큰 강점이 있다.
해당 백신은 동결 건조된 형태로 배송돼 섭씨 2도~8도 사이의 온도에서 보관이 가능해 초저온 보관이 필요한 mRNA 백신에 비해 유통이 훨씬 쉽다.
◇ 세계 50여개국 러시아 백신 수입 : 러시아는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국내 접종에 들어갔으며, 전세계 약 50개국이 러시아 백신을 사전 주문했다.
이중 알제리, 헝가리, 이란, 베네수엘라를 포함한 12개 국가에서 스푸트닉 V 백신의 접종이 이번 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한국도 스푸트닉 V 백신 도입을 검토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러시아는 러시아 외 지역 5억 명에 접종 가능한 용량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한국, 중국, 인도 등에 생산 파트너를 확보했다. 한국에서는 지엘라파(GL Rapha)가 스푸트닉 V를 생산해 공급할 예정이다. 그러나 여기서 생산되는 것은 전량 수출된다.
지엘라파는 스푸트닉 V 백신을 연간 1억5000만 회분 생산할 계획이다. 지엘라파는 의약품 및 의료기기 생산과 수출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스푸트닉 V가 한국에서 생산되는 만큼 생산업체가 생산량을 늘려 추가 생산분을 국내 용으로 전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스푸트니크V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행 중인 코로나19 변이에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는지다. 남아공발 변이 등 일부 변이가 백신에 덜 민감할 수 있어 백신 효능을 떨어트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변이가 본격적으로 보고되기 시작한 것이 지난 12월 경이다. 이번에 스푸트니크V가 공개한 임상시험은 대부분 12월 14일 이전에 이루어졌다.
특히 스푸트니크V의 첫 접종 백신과 동일한 바이러스 벡터를 사용한 JNJ-78436735은 코로나19 변이가 다수를 차지하는 남아공에서 진행했던 임상시험에서 미국보다 더 낮은 백신 효과를 보고했다. JNJ-78436735의 백신효과는 미국 내 임상시험에서 72%, 남아공이 57%, 그리고 남아메리카에서 66%를 기록했다.
바이오센추리는 스푸트니크V가 두 번째 접종으로 항체 생성을 증가시키고 면역세포인 T세포가 바이러스 감염 세포를 공격하는 매개면역 반응을 증폭해 바이러스 변이로 인한 보호효과 감소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직 스푸트니크V가 코로나19 변이에 대응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스푸트니크V의 생산비용이 저렴하고 일반 냉장온도인 2도(°C)~8도 보관이 가능한 점을 바탕으로 활발한 백신 외교를 펼치고 있다. 스푸트니크V는 현재 아르헨테나,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기니, 튀니지 등 16개국에서 허가를 받은 상태다. 최근 유럽의약품청(EMA)에도 허가 심사를 신청했다.
[사진] 뉴스1 제공, 픽사베이, 온라인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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