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미군세균부대추방 경남운동본부는 2일 오전 경남도청 앞에서 주한미군을 향해 진해세균전부대 진상조사 수용과 세균전시설 폐쇄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미군이 ‘주피터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살아있는 탄저균을 15차례나 들여왔다고 지적했다.

당시 미군 오산기지에서 택배 사고가 발생하면서 세균실험실의 존재가 드러났다. 정부 차원의 조사가 이뤄지면서 세균실험실 운영과 탄저균 샘플 밀반입 사실이 알려졌다.
진해미군세균부대추방 경남운동본부는 아직까지도 미군이 보튤리늄, 리신, 포도상구균 등 맹독성 세균무기로 실험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뉴스1에 따르면 그 근거로 지난해 3월 세균실험실 프로그램 센토(CENTO) 지휘소 운영을 위한 요원 채용공고를 들었다. 채용공고에는 서울 USAG 용산, 부산 8부두, 진해 해군기지 등이 근무지로 명시됐다.
진해미군세균부대추방 경남운동본부는 “미군이 실험하는 탄저균은 17kg만으로도 서울시민 절반을 죽일 수 있고, 보튤리늄은 담배 두 갑의 양이면 대한민국 국민을 전부 죽일 수 있는 무서운 살상무기”라며 “우리나라 도심 곳곳에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남에서는 지난해 7월 진해미군세균부대추방 경남운동본부가 결성돼 세균전 시설 폐쇄를 촉구하고 있다.
하원오 경남진보연합 상임대표는 “전국 각지에서 반대 투쟁이 일어나고, 부산에서는 20만 가까운 사람들이 세균부대를 나가라고 했다”며 “주한 미군은 우리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지 않고 깔끔하게 인정하고 철수해 달라”고 말했다.

이종대 진해미군세균부대추방 경남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진해시민의 안전과 생명, 재산이 모두 포함되는 미군 세균부대에 대해 지역 정치인들이 관심을 가져주지 않고 있다”며 “모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 건 문제고,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는 건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진해에 세균전을 위한 부대가 세워진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제기되자 미해군진해함대지원부대는 창원시에 회신문을 발송했다. 지금까지 세균전 부대를 운영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일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이 끝나고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가 기자간담회를 열어 질의응답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우 교수는 “각국에서 비밀 사안으로 운영되는 만큼 미군도 철저히 거짓말로 대응하고 있다”며 “명확한 물증을 요구하기가 어려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우 교수는 “국제협약과 관련된 사안도 정보공개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미군 세균전 부대 운영을) 검증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을 만들어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진상조사를 위해 현장 방문과 자료 검토, 담당자 면담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앞서 이들은 창원시에 세균 부대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민관 합동 조사단을 꾸려 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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